하반기에도 자산의 70%는 달러·금·채권에
by최정희 기자
2019.06.10 05:30:00
내년초까지 금, 1400달러까지 오를 듯
"일반투자자, 골드바 단타 매매는 부적절..달러는 10%만"
[이데일리 최정희 김범준 기자]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내내 2000~2200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달러, 금,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큰 데다 국내 경제지표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조금씩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풀린 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오히려 금리 인하를 ‘경기 하향’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단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3분의 2를 달러, 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꾸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해외채권형 펀드로 1조347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5조9829억원)의 두 배 이상이 들어온 것이다. 특히 29개 달러(표시)채권 펀드로 1300억원이 들어왔다. 8개 금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작년 285억원이 유출됐으나 올해(6월 5일 현재) 69억원이 순유입됐다.
수익률도 짭짤했다. 반년 전에 달러(표시)채권이나 금 펀드에 투자했다면 평균 6%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 23개 달러(표시)채권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6.63%에 달했다. 특히 미국달러우량회사채펀드에 투자했다면 평균치의 두 배 이상을 벌 수 있었다.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자펀드(환노출)는 15.03%의 수익률을 냈다. 12개 금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평균 8.49%에 달했다. 블랙록월드골드자펀드(환노출)는 수익률이 23.2%나 됐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모든 환경이 주식 말고 안전자산이 유리하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멈출 가능성이 높지만 금이나 채권 등의 투자는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금값이 5월말 이후 빠르게 올라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으나 내년 초까지 중장기적으로 보면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 금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진욱 KB증권 광화문지점 부지점장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율이 2017년엔 7대 3, 작년엔 5대 5였다면 올해는 3대 7로 안전자산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미국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는 것은 경기후퇴의 신호탄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은 한 번 설정되면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진다. 경기 하향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는 달러, 금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는 조언도 나온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부지점장은 “달러는 자산의 10% 정도만 가져가는 게 좋다. 특히 지금 같이 비쌀 때 말고 쌀 때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방법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가들은 금을 확보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일반투자자가 금의 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매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금은 이자가 없는 무수익 자산이라 가격 인상만을 노려야 하는데 거기에는 수수료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