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오르는데…공매도 몰리는 종목은 '몸살'

by이슬기 기자
2019.01.21 05:10:00

셀트리온, 연초이후 상승장에도 9%↓…공매도 1위
공매도 몰리는 종목은 주의…삼성전기 등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대외 호재가 이어지며 연초 이후 한국 증시에도 화색이 돌고있지만 공매도가 활발한 종목만큼은 울상이다. 공매도 수량이 많은 종목의 경우 주가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4.07% 올랐다.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는 등 경기 둔화 우려를 씻은 데 따른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의 ‘대 폭락장’이후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셀트리온(068270)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연초 이후 총 9.67%나 하락했다. 벤치마크지수보다 훨씬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에는 실적 부진 전망에 따른 공매도가 자리하고 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단가를 인하하면서 매출액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1공장 증설로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이익률 하락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로, 연초 이후 전체 종목 가운데 공매도 누적거래금액 5300억원 이상으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SK하이닉스(000660)와도 공매도 누적거래금액이 2600억 넘게 차이가 난다. 지난 16일에는 셀트리온 거래금액 중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4.38%까지 오르기도 했다. 신승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셀트리온 그룹의 주가는 주요 주주들의 장내매도나 지속된 공매도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란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로,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매수해 되갚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인 A주식이 떨어질 것 같으면 1만원어치 주식을 빌려 매도해 1만원을 지갑에 넣고, 나중에 5000원으로 떨어질 때 다시 사서 되갚으면 5000원을 번다. 하락장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셈이다. 이때문에 공매도 세력은 지난해 10월 급격하게 늘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한달만에 13% 넘게 빠지면서 증시 전반에 비관론이 퍼졌던 시기다.

하지만 최근엔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조금씩 해소 기미를 보이면서 공매도 비율이 줄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순엔 공매도 거래금액이 하루에만 7000억원을 넘어설때도 있었지만, 최근엔 하루 35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목별로는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여전해 주의가 필요하다.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공매도 누적금액 상위종목을 보면 1위가 셀트리온, 2위는 SK하이닉스(000660)(2748억원), 3위는 삼성전자(005930)(2491억원)이었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연초 이후 줄곧 고점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1월 초엔 실적 둔화 전망에 3만 6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편 공매도 잔고비중도 주의해야 할 포인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공매도 잔고비중 상위는 △삼성전기(009150)(13.27%), 두산인프라코어(042670)(9.71%), 셀트리온(9.26%), 호텔신라(008770)(6.88%) 웅진씽크빅(095720)(6.18%)등의 순이었다.삼성전기의 경우 주력분야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 둔화 우려에 지난해 10월 공매도 비중이 한 때 40%에 육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