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에 터키·캐나다까지 세이프가드…철강, 올해 보후무역 파고 높다

by남궁민관 기자
2019.01.09 05:00:00

지난해 미국 이어 올해 EU 세이프가드 최종 판정
현재 터키·캐나다 잠정조치…EAEU도 조사 중
반덤핑 관세까지 고려, 올해도 수출 가시밭길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세계 보호무역주의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당장 연초 유럽연합(EU)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최종결정한 데 이어, 현재 캐나다와 터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이 한국산 철강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조사 또는 잠정조치를 발동 중에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다음달 2일부터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키로 최종 판정했다. 관세율할당(TRQ) 방식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출물량의 105%까지 무관세를 적용하며,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3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각국에 철강 관세부과 및 쿼터제 도입을 강행한 데 따른 것.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사실상 EU로 번진 셈이다.

일단 이번 EU 세이프가드는 한국을 겨냥한 조치는 아닌 데다 물량도 지난해 잠정조치 당시 3년 평균의 100%에서 5%포인트 늘어난만큼, 국내 업체들에게 큰 위험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 EU 수출량 증가세에는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산 철강재 대 EU 수출량은 2012년 145만톤(t)에서 2017년 330만t으로 2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문제는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조사 중이거나 잠정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들이 올해 최종 판정에서 EU의 사례를 인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터키는 지난해 9월 20일부터 200일간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쿼터 초과시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잠정조치를 발동 중이다. 캐나다 역시 지난해 10월 25일부로 200일간 열연강판, 컬러강판, 유정용 강관 등 7개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쿼터 초과시 25%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잠정조치했다. 이에 더해 EAEU(러시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 역시 지난해 8월 7일부터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미 미국과 EU로부터 세이프가드를 적용받고 있는 가운데, 앞선 국가들의 추가적인 세이프가드 최종 발동이 결정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세이프가드 이외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통한 각국의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통상압박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녹록치 않다. 현재 미국(대형구경강관), 캐나다(냉연강재, 도금강판), 중국(스테인리스 압연 및 열연강판), 베트남(컬러도금강판)이 반덤핑 조사 중이다.

실제로 국내 철강업계 철강재 수출량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영향으로 지난해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3046만t으로 잠정집계됐다.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량은 2014년 3227만t, 2015년 3155만t, 2016년 3097만t, 2017년 3167만t을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EU의 경우 국가 구분이 없는 글로벌 쿼터로 선착순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시 쿼터 잔여 물량을 점검하고 선적 시점을 조절하는 등 쿼터 모니터링을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며 “미국의 232조 조치로 시작된 철강제품 보호무역조치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수요처를 찾는 노력과 함께 철저한 리스크 점검 및 관리가 수반돼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