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그 장면]은반의 여왕이시다, 생상스 ‘죽음의 무도’

by이정현 기자
2018.09.22 06:00:00

피겨 역사 새로 쓴 김연아의 ‘죽음의 무도’
죽은자들의 축제 그린 생상스
‘21세기 파가니니’ 라두로비치 내한 공연서 연주

김연아 선수가 2009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월드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Long live the Queen!”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가 시작했다. 짙은 눈 화장을 한 김연아는 피아노 스타카토에 맞춰 깨어나듯 무대를 노려보았다. 오른쪽, 정면 그리고 왼쪽의 너. 그리고 날카로운 바이올린의 선율 따라 은반 위를 날았다. 은색 장식이 빛나는 검은색 경기복을 입고 선보인 3분여의 연기는 경쟁자를 압도했다. 결점 없는 연기와 기술로 세계신기록을 썼다. 김연아가 세계피겨스케이팅의 최강자이자 ‘여왕’으로 대관식을 치른 그날이다.

△죽은 자들이 춤추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는 1874년에 ‘죽음의 무도’를 내놓았다. 시인 앙리 카자리스가 쓴 시를 바탕으로 밤을 알리는 시작부터 새벽까지 죽은 자들이 춤추는 모습을 표현한 교향시다. 섬뜩한 제목이나 들여다보면 느낌이 다르다. 발꿈치로 무덤을 박차고 나와 껑충대는 해골들의 요란한 축제. 춤추는 뼈들이 부딪히며 덜거덕대는 소리가 재미있다. 생상스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고 평생을 죽음을 두려워했다고 알려졌다. 그런 그가 되려 죽음을 희화화했다는 게 흥미롭다. 본래 성악곡으로 탄생했으나 이후에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바뀌었다. 생상스가 내놓은 4개의 교향시 중 가장 이름있다.

△파격의 바이올리니스트, 한국에 오다

‘21세기 파가니니’라 불리는 세르비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가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선택했다. 내달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리사이틀에서 연주한다.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인 그는 펑키한 헤어스타일에 자유분방한 복장으로 주목받는 ‘파격의 바이올리니스트’다. 2006년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번게로프를 대신해 파리 살 플레옐에서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네만야 라두로비치 바이올리니스트(사진=롯데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