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문화대상]② N포세대에 바친 희망가…영파워, 무대위 벽 깼다
by장병호 기자
2018.01.24 05:16:00
연극인·오케스트라·아이돌 스타 한 자리에
대상 영예는 연극 '손님들'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
젊은 문화예술가 활약 돋보여
'프런티어상' 방시혁·'공로상' 송해
| 연극 ‘손님들’의 연출가 김정(가운데)이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제 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과 갈라콘서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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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공연예술계의 바로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지난해 연극계를 사로잡았던 젊은 연출가가 ‘이데일리 문화대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거장 작곡가의 유산을 세계에 알린 오케스트라, K팝으로 한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프로듀서, 대중가요계를 사로잡은 아이돌스타가 문화예술로 하나가 됐다.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과 갈라콘서트는 문화예술 앞에서는 장르도 세대도 의미없음을 보여준 화합의 장이었다.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등 6개 부문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단 한 편의 작품이 2017년을 가장 빛낸 최우수작으로 뽑혔다. 그중에서 골라낸 ‘별 중의 별’인 영예의 대상은 연극 ‘손님들’에게 돌아갔다.
6개 부문 54명의 공연예술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60%)와 일반인의 온라인투표(30%), 이데일리 문화대상 운영사무국의 평가(10%)를 합산한 결과 ‘손님들’과 콘서트부문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 클래식부문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윤이상 100주년 기념콘서트 & 해외투어’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고민 끝에 문화대상이 내린 선택은 ‘손님들’이었다. 어려운 창작 여건에도 뛰어난 공연을 선뵌 젊은 예술가의 미래를 지지하고 응원했다. 올해 대상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함께 수여했다.
◇적은 제작비로 훌륭한 작품…젊은 예술가 저력 보여줘
연출가 김정을 주축으로 젊은 연극인이 함께 만든 프로젝트 내친김에의 연극 ‘손님들’(2017년 9월 7~17일 예술공간 오르다)은 지난 한 해 연극계를 사로잡은 화제작이었다. 월간 한국연극이 선정한 ‘2017 공연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이름을 올렸다. 극본을 쓴 작가 고연옥은 이 작품으로 제11회 차범석희곡상을 받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젊은 민간 예술단체가 보여준 패기 넘치는 작품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심사위원단은 “‘손님들’은 많은 제작비를 들여 작품을 만드는 대형 극단 틈새에서 적은 제작비로 훨씬 더 좋은 작품을 만든 케이스”라면서 “무엇보다 젊은 예술인들이 대중적으로 즐길 요소가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작품은 부모가 세상과 불화하며 고립돼 살아가는 것을 문제라고 생각해온 소년이 극단적인 절망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침울한 소재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고 작가의 글솜씨와 김 연출의 연출력이 빛났다. 심사위원단은 “‘손님들’은 앞으로 완성도를 더 높인 작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대상으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 아이돌 그룹 워너원이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콘서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shdm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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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 활약 빛난 최우수상
최우수상 수상작에서도 젊은 문화예술가의 활약이 빛났다. 국악부문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는 미국 소설가 허먼 멜빌이 쓴 단편소설을 판소리 어법에 맞게 각색해 국악적 언어유희로 소화했다. 판소리를 기반으로 동시대의 주제와 감성을 담은 작품이었다. 국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젊은 국악인들의 한결같은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대중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룹 워너원은 ‘워너원 프리미어 쇼콘’으로 콘서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콘서트와 쇼케이스를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공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대중적 인기로 아이돌그룹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술의 유산을 다시 한 번 조명한 공연도 주목을 받았다. 클래식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윤이상 100주년 기념콘서트 & 해외투어’는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알린 의미가 컸다. 무용부문 ‘리진’은 사라져가던 무용극의 명맥을 현대적으로 다시 조명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뮤지컬부문에선 ‘레베카’가 앙코르를 거듭할수록 더해 공연예술의 대중화를 가져온 공신으로 꼽혔다.
◇방시혁·송해 특별상 수상…대중문화계 활약 ‘눈길’
특히 올해는 대중과 소통하며 공연예술계를 함께 이끌어온 신구 대중문화계 인사들이 수상자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특별상을 수상한 방송인 송해와 프런티어상을 받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송해는 23년간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온 한국 방송가의 산 증인이다. 현역 방송인 중 최고령인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방 대표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키워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빌보드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아시아 신기록인 7위까지 오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 방송인 송해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 ‘제 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과 갈라콘서트에서 공로상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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