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코넥스 상장…세상에 없던 기업 500V, 김충범 대표
by박경훈 기자
2017.01.09 05:00:00
세상에 없던 벤처연합 모델, 500V
우려 속 시작, 사업 첫 해 흑자내며 사그라들어
'15년 매출액 231억원·지난해 1000억원 돌파 전망
"미래 산업…얼라이언스 모델에 달려"
| 김충범 500V(오백볼트) 대표는 산업용 마스크 1위 업체인 도부라이텍, 홈쇼핑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도니도니돈까스, 서울메트로 1·3·4호선 광고사업자인 이피피미디어 등 9개 사업을 운영해 성공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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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스타트업이 2년 만에 코넥스에 상장한 사례가 없습니다. 평균 14.2년이 걸리는 IPO(기업공개) 기간을 2.5년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위한 첫 단추죠.” 6일 서울 강남구 500V(오백볼트) 본사에서 만난 김충범(40) 대표는 코넥스 상장 후 자사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옐로모바일과 더불어 국내 양대 벤처연합(얼라이언스) 모델로 일컫는 500V는 지난해 말 코넥스에 상장했다. 2015년 출범한 500V의 경영 방식은 ‘주식 교환’이다. 인수회사의 지분을 500V가 소유하면 인수회사는 반대로 500V의 주식을 갖는다. 현재 500V는 교육·광고·금융·유통사 등 20여개 스타트업으로 이뤄져 있다.
500V는 기대보다 세간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으며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사기꾼’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사업 첫해 매출 231억원·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하며 부정적인 관점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다. 김 대표 역시 “사실 사업 초반에는 시류에 편승한 제2의 ‘문제아’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며 “실적으로 이런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고 말했다.
500V는 지난해 반기 기준 523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2015년 매출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전체 예상매출은 1000억원 안팎이다. 김 대표는 “이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매출액 1000억원을 이끈 원동력은 유류 유통 서비스 플랫폼 자회사인 에너지세븐의 힘이 컸다. 에너지세븐은 주유소, 유류공급 사업자, 유류 배송업자 간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 모은 플랫폼이다. 특히 당장 현금이 부족한 중·소규모 주유소에 에스크로 시스템을 이용한 무이자 외상유류 공급을 통해 유류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게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업 특성상 매출액은 폭발적으로 성장해도 영업이익이 많지 않아 고민”이라고 설명했다.500V가 다음으로 집중할 사업은 호텔운영이다. 김 대표는 “벤처연합 특성상 매해 집중할 분야가 다르다”며 “올해는 서울로지호텔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로지호텔은 수익이 나지 않는 호텔의 운영권을 가져와 대신 운영하는 형태로 이미 서울에서 중·소형 숙박시설을 토대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로지호텔은 2018년 부산에 지어질 540객실 규모 호텔을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흔히 스타트업하면 모바일 앱, O2O(온·오프라인연계)에 국한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저희는 어떻게 하면 상장을 빠르게 할지 늘 고민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단기적으로 매출·영업이익이 확실히 나오는 오프라인 사업군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500V는 서울로지호텔 외 어학원·언론·지하철 광고·산업안전장비 제조 등 다양한 오프라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급격히 변하는 산업의 변동성과 4차산업으로 전환의 답은 얼라이언스 모델에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앞으로 제조업도 O2O와 함께하지 않는 한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외에도 지역별, 산업별 소규모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협업해야 대외적 충격에 버틸 수 있고 생존력도 높아질 것”이라 주장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코스닥 상장과 신규 얼라이언스 출범이다. 김 대표는 “코넥스 상장을 발판 삼아 코스닥으로 이전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론 코스닥 1위 기업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더불어 그는 “이에 발맞춰 신규 벤처연합 트랙도 출범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