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3.02.26 06:53:34
업계 관계자들 "中 스마트폰 하드웨어 다 따라왔다"
화웨이·ZTE가 선두주자‥삼성 근처에 부스 꾸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5일(현지시간)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3’의 3번홀 중국 화웨이 부스. 권봉석 LG전자(066570) MC사업본부 전무가 화웨이의 풀HD 스마트폰 ‘어센드P2’를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하드웨어는 다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어센드P2는 4.7인치 크기에 1.5기가헤르츠(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1300만화소 카메라 등을 담은 제품이다. 전반적인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기자가 묻자 권 전무는 “선두권과 하드웨어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다만 사용자경험(UX) 등의 경쟁력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임직원들의 자신감도 넘쳐보였다. 화웨이 관계자는 바로 옆 삼성전자의 부스를 가리키면서 “몇 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까지 올랐다.
업계 한 고위임원은 “어센드P2의 가격이 399유로(약 57만원) 정도”라면서 “고사양 치고는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가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상 어센드P2 정도의 사양이면 1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도 많다.
전시장에서 만난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예상대로 화웨이와 ZTE의 부스는 인상적이었다”면서 “특히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괜찮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사실 중국업체들의 부상은 그리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최근 전자업계의 단골소재가 중국의 용틀임이다. 그럼에도 막상 중국업체들의 전시장을 둘러본 이들은 “서서히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수준에 올랐다”는 평을 내렸다. 단순히 베끼는 차원을 넘어 스마트폰사업의 방법을 스스로 깨우쳤다는 얘기다. 화웨이와 ZTE는 보란듯이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 근처에 부스를 꾸렸다. 노키아·퀄컴·인텔 등 굴지의 IT업체들보다 더 목이 좋은 메인전시장 3번홀 중심부에 자리를 잡았다.
기자가 직접 둘러본 ZTE의 부스도 활기가 넘쳤다. ZTE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를 겨냥해 5.7인치 스마트폰 ‘그랜드메모’를 전략 제품으로 내걸었다. UX는 상대적으로 다소 조악해 보였지만 외형 디자인은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ZTE는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 운영체제(OS)를 담은 스마트폰 ‘오픈’을 통해서도 바람몰이를 하고 있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최대 강점은 속도”라면서 “북미나 유럽의 경쟁사보다 따라오는 속도가 매우 빠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간 중국을 주시해 온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의 위기감도 여전한 듯했다. 삼성 한 관계자는 “이젠 하드웨어 외에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의 경우 하드웨어적으로는 이미 궤도에 오른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오전 화웨이·ZTE 부스를 잇따라 둘러본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역시 “그동안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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