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혜리 기자
2012.03.22 08:00:20
"해외 PF시장 참여위해선 선진적 전략과 용기 필요"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자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 금융회사들은 해외 프로젝트 참여를 두려워합니다. 전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면서 파이낸싱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인프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존 워커 맥쿼리코리아 회장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회사들은 잘 짜여져 있고, 외환위기 등 값진 경험도 많이 갖고 있지만, 해외시장엔 유독 소극적인 모습”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워커 회장은 국제금융컨퍼런스 제2세션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 역량 부족과 기회의 상실’에서 좌장을 맡는다.
워커 회장은 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파이낸싱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해외 투자자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교류하면서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진출 부진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진출 초기엔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작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경험과 실력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해외 프로젝트 공동참여를 위해 종종 한국 금융회사들과 접촉하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해외 파트너들과 꾸준히 접촉하면 자연스럽게 시장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커 회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그 동안 PF시장을 주도해오던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주춤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금융회사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권에선 일본 은행들이 글로벌 PF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금융조달 여부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 은행들도 참여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글로벌 PF시장에 대해선 단일 프로젝트 규모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반면 초대형 프로젝트는 감소추세에 있으며, 민간부문의 참여도 더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커 회장은 “단일 프로젝트의 볼륨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수십억 달러대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점점 줄고 있다”면서 “정부가 공공시설 공사를 발주하고 민간회사가 금융주선을 맡는 형태의 프로젝트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PF시장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안전한 맞춤형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 금융과 산업구조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게 중요하다”며 “그만큼 위험이 줄어들면서 보다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해선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미국 역시 유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 모멘텀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