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도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이다"

by류준영 기자
2012.02.01 02:32:42

시장점유율 2위로 급부상한 레노버..여세몰아 1위 자리 탈환
박치만 사장 "올해는 무조건 성장"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지금부터 1년 뒤 레노버. 그때는 전세계 PC기업 1위 왕좌 자리를 꿰차며 `PC계 레전드(2003년 레노버의 전 기업로고)`가 될까.

PC 부문 톱1위 기업인 휴렛팩커드(HP)를 지난해 2분기 만에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며, 시장점유율 4위에서 2위로 단숨에 순위표 상단으로 뛰어오른 레노버의 기염은 이 같은 상상이 사실이 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트너 등 IT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레노버는 10분기 연속으로 시장보다 빠른 성장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주요 PC업체 중 성장 1위를 달리고 있다.

160개국 판매망을 확보한 데다 이후 2010년 일본 NEC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합작법인을 만드는 한편 작년 독일 PC업체 메디온(MEDION) 등을 인수하는 등 레노버의 판매역량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에 더해 올해 포트폴리오도 탄탄하다.

지난달 소비자가전쇼(CES) 2011에서 중국계 기업 중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레노버의 스마트TV(모델명: K91)와 스마트폰(모델명: 아이디어폰 S2), 태블릿PC(모델명: 아이디어탭 S2) 등을 통해 스마트기기간 융합시대를 선도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한껏 고무된 본사 분위기를 국내시장에 전파해 브랜드이미지 쇄신에 기회로 삼으려 한 한국레노버는 이례적으로 신년간담회를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가스트로 통 레스토랑에서 개최했다.

▲ 박치만 한국레노버지사장


박치만 한국레노버 사장은 양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12`에서 던진 “올해 PC 업계 1위 등극이 가능하다"란 깜짝발언에 관해 "정말 자신이 없으면 말하기 힘든 이야기이며, 주요 PC사업자 성장 속도를 계산해보면 이론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통상 기업CEO들의 임기가 평균 2.5년인데 비하면 난 장수 CEO편에 속한다”며 우스갯소리를 던진 박사장은 레노버가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가 위기에 봉착할 때쯤 한국 지사장 자리를 맡으면서 손익을 다시 흑자로 돌린 전략가다.



올해로 4년째 한국레노버 수장으로 `보수경영` 기조를 고수해온 박치만 사장은 이 자리에서 “PC도 이익이 남을 수 있는 사업이다”라며 뼈있는 얘기를 던졌다.

그는 사업다각화가 되레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적 수준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 국내에서 판매될 제품을 까다롭게 고르고 골라 본사로부터 들여왔다.

“전세계적으로 올인원PC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선 안 통한다”며 시장상황을 훤히 꿰뚫은 그는 다소 시장 모험성이 강한 제품을 판매하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꿈적하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영업력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평이다.

박사장은 회사 특유의 `프로텍트 & 어택' 전략을 바탕으로 “이익을 내는 시장은 방어(protect),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시장은 전략을 강화해서 공격적으로 공략(attack)하는 양방향 전략을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시장에서도 무조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즘 PC업계는 IT솔루션서비스로 탈바꿈하려는 신(新)시장 트렌드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사업체질개선을 위해 PC부서를 매각 혹은 분사하려 한 HP는 허둥대다 종국에서 결국 철회방침을 공식 선언한 해프닝을 연출한 바 있다. 그만큼 PC산업은 전자업계에 `계륵`과 같은 비인기종목으로 서러움을 겪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박사장은 “아직 PC 사업이 어떻게 이익이 나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지만, PC사업을 통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레노버가 보여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올해 `CES 2012`에서 선보인 제품의 국내판매에 관해선 “국내 시장 상황을 분석한 후 들여올 방침”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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