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그리스·금융규제 우려..다우 1.4%↓

by지영한 기자
2010.06.25 05:23:22

그리스 CDS 사상 최고 경신..유럽발 우려 커져
금융개혁 절충안 초읽기, 은행주에 경계매물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 상·하원의 금융개혁 절충법안 마련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이에 부담을 느낀 은행주가 크게 하락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여기에다 그리스 국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45.64포인트(1.41%) 하락한 1만152.8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81포인트(1.63%) 떨어진 2217.42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8.35포인트(1.68%) 하락한 1073.69를 각각 기록했다.

개장 전에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좋았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더 많이 감소했고, 5월 내구재주문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감소폭은 예상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CD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그리스는 물론이고 재정위기 위험이 큰 포르투갈과 스페인 증시가 급락하자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재차 고조됐다. 특히 이날 금융개혁법안에 대한 미 상원과 하원의 최종 절충작업이 진행되자,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경계성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해 장중 내내 약세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장막판 낙폭을 키워, 하루 중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종목 중에서 주가가 상승한 종목이 2개, 주가가 내린 종목이 28개를 기록하는 등 시장 전반적으로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특히 미 상원과 하원이 이날 금융개혁법안에 대한 막바지 절충에 돌입한 가운데 대형 은행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금융개혁 절충법안이 당초 예상보다 은행에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 상·하원이 자산 150억달러 이상인 대형 은행에 한해, 신탁우선증권(TruPs)을 5년 후에는 기본자본(Tier 1)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대형 은행주를 더욱 압박했다.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는 각각 2.6%와 2.2%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24개 주요 은행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는 2.2% 떨어졌다.





또 나이키와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의 실적악재로 소매업종도 부진했다.

가정용품 소매점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회계연도 2분기(6~8월) 실적전망이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미달해 5.7% 떨어졌다. 또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는 실적전망이 예상치를 밑돌아 4% 하락했다.

또 컴퓨터업체 델은 2011년 실적 전망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켜 주가가 6.5% 급락했고, 경매회사 소더비즈는 최고경영자(CEO)가 일부 주식을 매각했다는 소식으로 7% 이상 하락했다.


국채 신용평가기관들이 앞다퉈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정크(투기) 등급으로 강등한 가운데, 그리스 국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이날 그리스의 5년 만기 국채 CDS는 장중 한때 972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날 오후에 기록한 934b보다 36bp 높은 수치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CDS는 채권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금이며, 그리스 국채 CD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그리스 국채의 디폴트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미 연준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 발표문을 통해 해외 영향으로 미국의 금융여건이 경기회복을 이전보다 `덜 지지(less supportive)`하고 있다고 언급,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예상보다는 좋았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선 지난주(19일 마감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1만9000건 감소한 45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46만3000건보다 더 적은 규모이다.

5월 내구재주문은 항공기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전월 대비 1.1%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예상치인 1.4%보다 적었다. 또 항공기 등 변동성이 큰 운송분야를 제외하면, 5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운송을 제외한 내구재주문은 최근 4개월중 3개월간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