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주택지표에 힘겹게 상승..다우 0.04%↑

by지영한 기자
2009.08.27 05:43:08

가격부담과 기대에 미흡한 내구재주문 장중 약세권 넘나들어
7월 신규주택판매 호전에 힘입어 주요 지수 장막판 반등
지수흐름 밋밋하자 재료종목들에 매수세 몰려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6일(현지시간) 소폭 상승하며 7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가격부담으로 장중 약세권을 넘나들었지만 주택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장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4.23포인트(0.04%) 상승한 9543.5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0포인트(0.01%) 오른 2024.43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0.12포인트(0.01%) 상승한 1028.12를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해 장중 약세권을 계속해서 넘나들었다.

5개월 연속 쉼없이 상승한데 따른 부담감이 커진 상황에서 7월 내구재 주문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흡했던 점이 일부 차익매물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7월 신규주택판매가 기대 이상의 호조세를 나타낸데 힘입어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돼 결국 다우 지수는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특히 월가가 주목하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의 개발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주택시장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호재가 됐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에서는 상승과 하락종목이 각각 15개씩을 기록했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로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가 오름세를 보였고, 미국채 가격도 5년물 입찰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가격부담과 원유재고 증가소식에 이틀째 하락하며 배럴당 71달러선으로 밀려났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지수의 흐름이 제한적이다 보니 재료를 보유한 개별종목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주방용품 소매점인 윌리엄스 소노마는 실적호재로 11% 이상 오르며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2분기 이익과 매출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고, 올 연간 실적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할인 소매점인 달러 트리도 2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소식으로 5% 가까이 상승했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블루 코스트 시스템즈도 지난 분기 이익이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평가로 13% 이상 올랐다.

반면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인 헤인 설레스철 그룹은 2010 회계연도의 실적전망이 기대에 미흡함에 따라 7% 이상 떨어졌다.



휴먼 게놈 사이언스즈와 마이어드 제네틱스 등 생명공학주에도 매수세가 몰려들었다.

휴먼 게놈 사이언스즈는 토머스 비셀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가 임상 실험중인 신약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며 목표주가를 72%나 올린데 힘입어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미리어드 제네틱스도 실적호재로 19%나 급등했다. 이 회사의 지난 분기 이익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60%나 웃돌았다.


주택건설 종목들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7월 신규주택판매를 비롯해 최근 주택경기 관련 지표들이 뚜렷한 개선세를 내보인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로버트 쉴러 예일대학 교수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이 턴 어라운드하고 있는 듯 싶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에 큰 도움을 줬다.

주택건설업체인 호브내니언이 9% 이상 올랐고,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건축자재체인점 홈디포도 강세로 마감했다.

또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가 3% 이상 올랐고, 역시 건설업체인 DR 호튼과 비저홈즈도 5% 안팎씩 상승했다.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에 앞장서온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의원이 타개했다는 소식으로 뉴욕증시에서는 의료보험 개혁 관련주들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

헬스그룹의 주가가 3% 이상 떨어졌고, 웰포인트와 시그나, 휴매나 등 의료개혁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공화당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는 의료개혁 법안이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의 타개로 흐지부지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다.

케네디 의원은 이날 새벽 매사추세츠주 아이애니스포트 자택에서 77세를 일기로 타개했다.

고(故) 케네디 의원은 케네디家의 막내로, 둘째형인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셋째형인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 암살된 이후 케네디가를 이끌어 왔다.



미 상무부는 7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대비 9.6% 급증한 연율 43만3000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판매량은 2005년 2월 43만3000채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시장의 전망치도 크게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7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컨센서스로는 연율 39만채가 예상됐다.

실업률 상승이 지속되고 있지만, 크게 낮아진 집값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신규주택 판매증가로 이어졌다.

예상보다 판매가 많이 이루어진 영향으로 신규 주택 재고는 전월비 3.2% 감소한 연율 27만1000채로 줄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35%나 급감한 수치이고 특히 16년래 최저 수준이다.



개장전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4.9% 증가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를 제외할 경우 7월 내구재 주문은 기대치에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증가폭은 2007년 7월 이후 최근 2년래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시장의 전망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로는 3% 증가가 예상됐다.

그러나 7월 내구재 주문은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를 제외할 경우에는 0.8%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3개월째 이어졌지만 시장의 예상치인 0.9%는 밑돌았다.

항공기 주문이 전월비 107% 급증했고, 지난 6월 감소세를 보였던 자동차 주문도 7월에는 0.9%의 증가세로 전환했다.

또 7월 통신장비 주문도 9.4%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미국의 리세션이 시작된 지난 2007년 12월 이래 가장 컸다.



신규주택판매 호조세를 나타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했다. 이렇다할 조정없이 5개월 연속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과 피로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주택판매가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수치를 내보였지만, 오히려 주택건설주에 대해 경고가 나온 점은 주식시장의 부담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이날 로버트 스티븐슨 폭스 피스 켈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주택건설주가 서머 랠리로 지나치게 올라 조만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500 지수내 주택건설업종은 지난 7월8일 이후 46%나 급등했다. 이는 S&P 500 지수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스티븐슨은 미국의 고용감소가 지속됨에 따라 주택건설업계는 앞으로도 16개월간은 영업적으로 상당한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6주 남짓동안 주택건설업종의 주가가 너무 빠르게, 너무 높게 상승했기 때문에, 조만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