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야구장에 몰리는 까닭은?

by이정훈 기자
2009.06.14 10:10:00

키움·이트레이드등 소형사 적극…대형사도 기웃
"비용대비 효과 최고…600만명 관중 땐 대박 기대"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증권사들이 야구장으로 몰려온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선전과 롯데·기아등 하위팀들의 돌풍으로 치솟고 있는 프로야구 인기를 투자 열기로 이어가려는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야구장 마케팅` 확산중

야구장에 직접 가거나 프로야구 중계를 보고 있노라면 "왜 이렇게 증권사 광고가 많은 거야?"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관중 수용능력이나 도시 인구 등에서 광고효과가 가장 크다는 서울과 부산의 야구장들을 보면 실제 증권사들의 광고가 경기장 펜스 절반 가까이를 뒤덮고 있는 상황이다.

▲ 잠실야구장 외야쪽 전경. 증권사들의 광고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들의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잠실구장에서는 키움증권(039490)과 이트레이드증권(078020), 리딩투자증권의 펜스광고를 볼 수 있다.

대형사 가운데 유일하게 야구장 광고를 하고 있는 굿모닝신한증권은 전광판이 있는 백스톱쪽을 활용하고 있고 미래에셋도 증권과 운용사를 구분하지 않고 단일 명칭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목동구장에서는 키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이, 사직구장에서는 키움증권이,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키움과 이트레이드는 물론이고 신생사인 KTB투자증권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형 증권사들도 슬슬 야구장 광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증권(003450)은 이미 야구장 펜스광고를 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몇몇 대형사도 광고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비용 적고, 효과는 크고"

이처럼 6~7개 증권사들이 야구장 마케팅에 한창이지만, 불과 2년전까지만해도 이렇게 활발하지 않았다. 작년부터 불어닥친 프로야구 붐이 이런 변화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이는 야구 자체의 인기 뿐 아니라 증권업계의 환경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로커리지 중요성이 다시 커지면서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한 홍보도 필요해졌다. 신용카드와 결합한 CMA 출시도 야구장의 젊은층에 대한 타깃 마케팅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해 증권사들도 광고비용이 큰 폭으로 삭감되다보니 비교적 값싼 야구장 광고를 선호하고 있다.

실제 일반적인 내야와 외야 펜스광고료는 한 시즌동안 계약해도 최고 1억원 수준에 불과하며 싸게는 2000만원 안팎으로도 가능하다. 방송에서 가장 노출 빈도가 높은 본부석 하단 A보드 광고도 한 시즌에 4500만~2억8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증권사 홍보 담당자는 "한 시즌동안 잠실이나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은 각각 최소 100만명이나 되고 모든 경기가 케이블TV 등으로 중계되는 만큼 이렇게 싸고 효과높은 광고채널도 없는 셈"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증권사들이 뛰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5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올들어서는 지난달말에 13년만에 가장 일찍 2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식적으로 6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