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유가 악재` 뉴욕 급락..다우 239p↓

by김기성 기자
2008.07.29 05:47:23

금융주 동반 하락..주요 지수 하락 주도
IMF "美 주택경기침체 끝이 안보인다"
국제 유가 반등..`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커버드본드` 카드 본격화..4대 은행 동참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급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 주택경기침체의 끝이 안보인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후 금융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주요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게리 스턴 미니애폴시스 연방은행 총재와 프레드릭 미시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의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여기에 한몫했다.

또 국제 유가가 나이지리아 반군의 로열 더치 쉘 송유관 공격에 따른 수급 차질 우려감으로 반등한 것도 투자심리 악화에 일조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얼어붙은 모기지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유동화증권의 일종인 `커버드 본드(covered bond)` 발행 기준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4대 은행이 적극적인 동참을 선언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131.08로 전거래일대비 239.61포인트(2.11%)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31포인트(2.00%) 급락한 2264.22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34.37로 23.39포인트(1.86%) 뒷걸음질쳤다.

◇IMF "美 주택경기침체 끝이 안보인다"..금융주 동반 하락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주택경기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와 은행권의 신용 악화가 미국 경제의 둔화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날 `세계 금융 안정`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의 주택경기침체를 막는 게 필수적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IMF는 지난 4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전세계 금융손실을 1조달러 정도로 추정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작년 여름 신용위기 발생 이후 전세계 금융권의 신용손실이 4690억달러에 달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자본 확충 규모는 345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IMF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창구를 통한 대출을 투자은행(증권사)으로 확대함에 따라 시장의 체계적 위험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취약한 주택시장이 침체국면 연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또 "경기 둔화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금융안정 사이의 정책적 상충 관계로 중앙은행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머징시장과 관련해서는 "주식펀드 유출은 인플레이션과 경기하강 위험이 가장 커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게리 스턴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신용위기가 앞으로 몇분기동안 지속될 수 있고, 그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비관론에 합류했다.

프레드릭 미시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도 "금융시장 혼란과 유가의 가파른 상승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최근의 충격이 향후 3년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이 미국 경제를 둘러싼 비관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금융주가 동반 하락했다.

씨티그룹(C)과 JP모간체이스(JPM)는 각각 7.5%와 4.7% 떨어졌다. 메릴린치(MER)와 리먼브러더스(LEH)는 11.5%와 10.4% 뒷걸음질쳤다.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구제책에 대한 최종 승인을 앞두고 상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금융주 하락에 동참했다. 각각 10.7%와 6.6% 후퇴했다.

◇유가 반등..`나이지리아 송유관 공격`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나이지리아 반군이 로열 더치 쉘의 송유관을 공격했다는 소식으로 원유 수급에 대한 우려감이 또다시 고개를 든 결과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배럴당 1.47달러 오른 125.75달러로 마감했다.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인 나제르델타 해방운동(MEND)이 로열 더치 쉘 송유관 두 곳을 공격, 일부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달러 가치의 하락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버라이존, 타이슨푸드 `하락`..크래프트 푸드 `상승`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VZ)의 2분기 순이익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가정 유선 가입자가 2240만으로 11% 급감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2.4% 하락했다.

버라이존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67센트로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5센트를 넘어섰다.

미국 2위 치킨 생산업체인 타이슨 푸드(TSN)는 사료 가격의 급등 여파로 2분기 순이익이 92% 급감했다는 발표로 7% 떨어졌다.

반면 세계 2위 식품업체인 크래프트 푸드(KFT)는 2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4.9% 올랐다.

크래프트 푸드의 2분기 순이익은 7억3200만달러(주당 48센트)로 전년동기의 7억700만달러(주당 44센트) 보다 9% 늘어났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58센트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1.4% 증가한 112억달러에 달했다.

◇美`커버드본드` 카드 본격화..4대 은행 동참 선언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얼어붙은 모기지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유동화증권의 일종인 `커버드 본드(covered bond)` 카드를 본격적으로 내밀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 등 미국 4대 은행은 `커버드 본드` 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폴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커버드 본드` 발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유럽 지역에서 활성화된 `커버드 본드`는 은행 등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의 일종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등과 유사해 보이지만 특수목적법인(SPC)에 자산을 이전하지 않고 대출금융회사가 자기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폴슨 장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커버드본드`의 발행 기간은 최소 1년 이상, 최대 30년 이내다. 주택가치 대비 최대 대출 비중은 80%다.

또 커버드본드 발행기관들은 담보 자산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월 자산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담보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부실 모기지 자산은 채권 발행 풀(pool)에서 제외해야 하고, 커버드본드 발행규모는 발행기관 전체 부채의 4%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같은 규정은 의회의 법제화없이 은행들이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는 기준이다.

폴슨 장관은 "`커버드 본드`가 모기지 자금조달원을 늘리는 한편 채권 인수(underwriting) 기준을 개선하고 금융기관의 재무제표 등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커버드 본드`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정부 보증 기관에 70%를 의존하고 있는 모기지 자금조달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등 미국의 5대 은행중 4곳은 이날 재무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동 지지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