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뉴욕 폭락..다우 358p↓ `2년 최저`

by전설리 기자
2008.06.27 05:51:54

유가 `사상최고가`..장중 140弗 첫 돌파
`갈길 멀었다` 美 금융주 실적경고 속출
오라클·RIM 실적 경고→어닝우려 `고조`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는 일제히 3% 안팎으로 떨어졌다. 다우 지수는 350포인트 이상 폭락, 2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신용시장과 기업실적, 유가에 대한 우려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투자심리를 무너뜨렸다.

유가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14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재개했다. 금융주에 대한 실적전망 하향이 속출하면서 신용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됐다. 오라클, 리서치 인 모션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으로 어닝 우려마저 고개를 들었다.
 
골드만삭스가 `매도` 의견을 제시한 제너럴 모터스(GM) 주가가 54년래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는 각각 10년, 5년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확정치)은 수정치 0.9%에서 1.0%로 상향 확정됐다. 5월 기존주택 판매는 3개월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그러나 투자심리를 부양하지는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453.42로 전일대비 358.41포인트(3.03%)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89포인트(3.33%) 급락한 2321.37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83.15로 38.82포인트(2.94%)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사상최고가 행진을 재개했다. 장중에는 사상 처음으로 14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8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09달러(3.8%) 급등한 139.64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사상최고가다.
 
유가는 장중 140.39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처음으로 140달러를 돌파했다.

달러가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이 유가가 1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리비아의 감산 시사도 유가를 지지했다.

이날 달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7월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유로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올여름 유가가 1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켈릴 의장은 이날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7월 금리를 인상하면 유로대비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가 오를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어 "이란의 정정불안도 올여름 유가를 지지할 것"이라며 "이란의 석유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지정학적 우려감이 유가를 배럴당 200~4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비아 국영석유회사의 소크리 가넴 회장은 이날 "석유를 감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산량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금융주들에 대한 실적 경고가 쏟아지면서 `혹독한 여름`을 예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에 대한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씨티그룹의 2분기 주당순손익 전망치를 종전 25센트 순이익에서 75센트 순손실로 낮춰잡았다. 2분기 상각 규모는 89억달러로 1분기 상각 규모인 60억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씨티그룹의 6개월 목표주가를 16달러로 내리고, `매도` 리스트에 올렸다.

메릴린치의 2분기 주당순손익 전망치도 종전 25센트 순이익에서 2달러 순손실로 대폭 낮췄다. 올해 전망치도 종전 8센트 순이익에서 3.55달러 순손실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윌리엄 타노나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됐던 금융주들의 턴어라운드가 생각만큼 일찍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많은 역풍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금융주에 대한 투자의견도 종전 `매력적`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여전히 또 다른 베어스턴스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털이 추가로 악화되면서 향후 수 개월간 상승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샌포드 번스타인도 메릴린치의 2분기 주당순손익 전망치를 종전 82센트 순이익에서 93센트 순손실로 하향 조정했다.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며 "고마진의 투자은행 부문이 사이클상 침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와코비아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춰잡았다.

와코비아는 "골드만삭스가 업계 최강자라고 해도 올여름 시장 전체의 침체 국면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그룹(C) 주가는 6.3% 떨어져 지난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릴린치는 6.8% 급락, 5년래 최저치 아래로 추락했다. 골드만삭스(GS)는 4% 내렸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인수 뒤 7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뱅크오브아메리카(BAC)도 6.8% 떨어졌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은 10.8% 폭락, 지난 195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GM의 유동성이 올해내 고갈되면서 내년에는 자본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6개월 목표주가도 주당 16달러에서 11달러로 낮췄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업체 리서치 인 모션(RIMM)은 13.3% 급락했다.



리서치 인 모션은 전날 장 마감 후 배 이상 늘어난 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실적과 실적 전망 모두 월가 전망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위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ORCL)은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내놨으나 전망이 월가 예상에 부합하지 못하면서 5% 밀려났다.

미국 주택 건설업체 레나(LEN)는 분기 손실폭이 줄었으나 `주택시장이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8.4% 뒷걸음질쳤다.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 맥주업체 안호이저 부시(BUD)는 0.7% 내렸다.
 
이날 안호이저 부시는 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벨기에 인베브의 460억달러 인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상향 확정됐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확정치)이 수정치 0.9%에서 1.0%로 상향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1%에는 못미치는 수준. 그러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인 0.6%보다 빠른 성장세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은 2.2%였다.

이로써 미국 경제는 기술적인 정의상 GDP 증가율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후퇴(recession)는 면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경기가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미쉘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지속적은 둔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세금환급분이 (잠시) 소비와 경제를 부양하는데 기여하겠지만 이후에는 결국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정치와 비교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고조됐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의 상승률은 수정치 2.1%에서 2.3%로 상향 확정됐다. 이는 지난 2006년 3분기 이래 최고치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안심권인 1~2%를 웃돈 수준이다.



5월 기존주택 판매는 3개월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지속되는 가격 하락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는 5월 기존주택 판매(계절조정)가 전월의 연율 498만채보다 2% 늘어난 499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이래 최대치.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망치인 500만채에는 소폭 못미치는 수준이다.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개선된 수치를 턴어라운드로 진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5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년동월에 비해서는 15.9% 떨어졌고, 주택시장이 정점이었던 2005년에 비해서는 31% 추락했다.

판매가격(중간값)은 20만86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했다.

주택 재고는 449만채로 1.4% 줄었다. 이에 따라 5월 판매대비 재고 월수는 10.8개월을 기록했다.



주간 고용시장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1일 마감 기준)가 전주와 동일한 38만4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7만70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신규실업수당청구는 지난 4월말 이래 지속적으로 35만명을 넘어섰다. 신규실업수당청구가 35만명을 넘어서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37만8250명으로 지난 2005년 10월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14일 마감 기준)는 314만명으로 8만2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04년 2월 이래 최대 수준이다.

이로써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는 두 달 연속 300만명선을 상회했다. 실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