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려` 뉴욕증시 급락..다우 214p↓

by전설리 기자
2008.03.07 06:49:48

손버그 디폴트·칼라일 마진콜 압박→금융株 약세
4Q 주택차압 `사상최고`..모기지연체 `22년최고`
달러 `또 최저`-유가 `또 최고`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마쳤다.

하락 출발한 다우 지수는 변변한 반등 시도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장중 내내 미끄러져 내리며 2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지난 200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모기지업체 손버그 모기지가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요청에 응하지 못해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발표한데다 칼라일 그룹도 일부 마진콜에 대응하지 못해 디폴트가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신용 우려가 재부각됐다. 이에 따라 금융주가 약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관련기사☞ 월街, 마진콜 위기감 확산..손버그 디폴트)

4분기 주택차압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모기지 연체율도 22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주택시장 침체 및 경기후퇴(recession)에 대한 우려도 고조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040.39로 214.60포인트(1.75%) 급락했다. 다우 구성 30개 종목 중 1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31포인트(2.30%) 떨어진 2220.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04.34로 29.36포인트(2.20%) 밀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는 유로대비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유가도 106달러에 바짝 다가서며 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5센트(0.9%) 상승한 105.4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05.97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5378달러까지 올라 지난 1999년 유로 탄생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버그 모기지(TMA)가 51.5% 폭락했다.

손버그는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2800만달러의 마진콜 요청에 응하지 못해 크로스-디폴트(cross-defaults)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크로스-디폴트란 하나의 대출 계약에서 부도가 발생하면 다른 채무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부도를 선언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RBC 캐피탈 마켓은 보고서를 통해 "손버그의 파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손버그의 무담보선순위 채권 등급을 종전 `CCC+`에서 `CC`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베어스턴스도 손버그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UBS(UBS)도 4.2% 밀렸다.

JP모간 체이스는 UBS가 240억달러 규모의 알트-에이(Alt-A) 모기지 증권을 헐값에 매각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아울러 UBS의 올해 자산상각 전망치를 종전 150억 스위스 프랑에서 185억 스위스 프랑으로 늘려잡았다.

워싱턴 뮤추얼(WM)도 8.1% 하락했다.



S&P는 워싱턴 뮤추얼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전날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자본조달안을 발표한 암박 파이낸셜(ABK)도 14.7% 떨어졌다.

이밖에 JP모간체이스(JPM), 메릴린치(MER), 씨티그룹(C)이 각각 3.5%, 7.0%, 4.4% 하락하는 등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2월 동일점포매출 실적을 내놓은 유통주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월마트(WMT)는 동일점포매출이 2.6%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0.9% 올랐다. 반면 리미티드 브랜드(LTD)는 매출이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3.5% 내렸다.



미국의 지난 4분기 주택차압 비율은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모기지 연체비율도 2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주택차압비율(계절 조정)은 전분기의 0.78%에서 0.83%로 상승,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기지 이자 및 대금을 30일 이상 연체한 비율(계절 조정)도 전분기의 5.59%에서 5.82%로 치솟아 지난 198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잠정주택판매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1월 잠정주택판매지수가 0.1%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20% 하락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북동부와 남부가 각각 4.1%, 6.1% 떨어졌다. 반면 서부와 중서부는 각각 13.0%, 0.6% 올랐다.

로렌스 윤 NAR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안정화 조짐이 고무적"이라며 "일부 지역에서 매수세가 보고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지난 1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2만4000명 줄어든 35만1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19일로 마감한 주간 이후 6주래 최저 수준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6만3000건도 하회한 수준이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도 35만9500명으로 떨어져 지난 달 9일로 마감한 주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지난 달 23일 마감 기준)는 283만명으로 2만9000명 늘어 지난 2005년 9월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 4주 평균도 1만2750명 증가한 279만명으로 2005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베어스턴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메일을 통해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늘어난 것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