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적 동결' 우려하는 시장[월스트리트in]
by김상윤 기자
2023.09.20 05:54:39
FOMC 이후 점도표, 경제전망 등 주목
유가반등에 인플레 고조 우려 커져
금리동결하더라도 향후 정책방향 관건
10년물 국채금리 2007년 이후 최고치
식료품 배달앱 인스타카츠 상장 첫날 12.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유가가 계속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10년물 국채금리도 2007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개시장회의(FOMC) 결과를 앞두고 위험회피 심리가 가중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1% 하락한 3만4517.7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22% 떨어진 4443.95,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23% 빠진 1만3678.19에 장을 마감했다.
20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서 금리결정 및 경제성장 전망, 점도표를 발표할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날도 숨고르기에 나선 분위기였다.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99%를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연말에 추가로 금리를 더 인상할지, 내년 금리인하 시점은 언제쯤 예상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인플레이션이 상당수 완화된 건 사실이지만, 최근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플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중단 선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크리스 파시아노는 “시장은 그저 숨을 고르고 연준이 무엇을 말할지 기다리며 다음 단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심플리파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전략가인 마이클 그린은 “금리가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위험이 증가한다”면서 “만약 연준이 점도표를 상향하면서 내년에 금리인하가 없다고 발표한다면 내일 결과는 매파적 동결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이날 오후 4시 30분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4.6bp(1bp=0.01%포인트)나 오른 4.365%를 가리키고 있다. 2007년 이후 거의 최고치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2.8bp 상승한 5.092%를 나타내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3.3bp 상승한 4.429%다. 국채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시장이 하락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8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한 달 만에 다시 급감해 3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물가 상승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공급 부족 우려 때문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1.3% 줄어든 연율 128만3000채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웃도는 가운데 주택매입수요가 줄어들면서 신규 주택 착공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93.74달러까지 치솟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9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보다 28센트(0.31%) 하락했다.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95.55달러까지 치솟다 95.47달러에 마감했다.
디즈니는 향후 10년간 크루즈 및 공원 사업에 대한 투자를 거의 두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3% 이상 하락했다. 비용 확대에 따라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식료품 배달앱인 인스타카츠(Instacart‘s)의 모회사인 메이플베어는 이날 상장하면서 12.33% 급등했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 상장 이후 나스닥 시장의 IPO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ARM은 첫날 급등하며 성공 데뷔를 했지만, 이날 4.9% 떨어지는 등 3거래일째 하락 중이다.
달러화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05% 떨어진 105.15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는 0.40% 하락했고, 영국 FTSE지수는 0.09% 올랐다. 프랑스 CAC 지수는 0.08% 올랐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04%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