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상승’ 에코프로 그룹株, 외국인은 팔기 시작했다

by이정현 기자
2023.03.17 05:11:00

2차전지 붐 타고 코스닥 시총 1, 2위 차지
외인 팔자 전환했으나 개인 수급 유입에 상승 지속
기대치보다 더 가파른 오름세…증권가는 과열 우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 등을 무섭게 사들이던 외국인이 해당 주식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외국인 수급을 원료 삼아 탄력을 받더니 최근에는 개인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가 부양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과열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16일 종가기준 에코프로는 43만8000원을 기록하며 연초대비 325.24% 상승했다. 10만 원 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40만 원대 중반 가까이 오르면서 4배 넘게 올랐다.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21만6000원에 마감하며 같은 기간 134.53% 상승했으며,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7만500원까지 오르며 55.46%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밀어내고 각각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날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21조1250억 원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KB금융(105560)의 19조6475억 원, LG전자(066570)의 19조2286억 원보다도 많다. 모회사인 에코프로 시총은 11조2786억 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1조 789억 원으로 이들의 시총 합산은 현대차(005380)나 네이버(NAVER(035420))에 비견할 수준이다.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 자본이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한 2월15일까지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3254억 원어치, 에코프로비엠을 3598억 원, 에코프로비에이치엔은 156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이후부터다. 2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3076억 원, 에코프로비엠을 946억 원, 에코프로비에이치엔을 210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에코프로 그룹주는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이후에도 개인 수급 물량 덕에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지난 한 달간 개인은 에코프로를 6454억 원어치 사들였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본이 2차전지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에코프로 그룹주에 몰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과열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전장부품 수요 증가 등으로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가 주목되긴 하나,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이미 지난달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 주가를 한참 뛰어넘었다. 2월 중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제시했던 증권사 12곳의 평균 목표가는 15만8000원 수준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목표주가를 넘어간 만큼 다시 살펴본 후 목표가를 재설정할 예정”이라며 “기대치보다 주가 상승폭이 훨씬 큰 만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