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3만원·휴일 6만원, 공무원 당직비…軍은 1~2만원[김관용의 軍界一學]
by김관용 기자
2023.01.01 08:30:00
국방부, 23~27년 국방중기계획 발표
군 복무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 목표
의무복무 병사 월급 지속 인상 추진
뒷전이던 간부 복무 개선 방안도 담아
간부 지원율 하락 방지 대책은 ''글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의 국방중기 예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향후 5년간 필요한 재원은 총 331조4000억원, 연평균 증가율은 6.8%로 책정했습니다. 이 중 신규 무기체계 도입 등을 위한 방위력 개선비는 107조원4000억원, 연평균 증가율은 10.5%를 계획했습니다.
이와 함께 장병 봉급 등에 지출되는 전력운영비는 총224조원, 연평균 증가율 5.1%로 책정했습니다.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병역의무이행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입니다.
| 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장병들이 강원도 황병산 일대 동계훈련장에서 특수정찰 작전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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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2023년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전년 67만6100원에서 32만3900원 올라 100만원이 됩니다. 상병은 기존 61만200원에서 80만원, 일병은 55만2100원에서 68만원, 이병은 51만100원에서 60만원으로 급여가 오릅니다.
병사가 전역할 때 만기가 되는 ‘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도 지난 해 월 최대 14만1000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됩니다. 병장은 월급 100만원과 정부 지원금 30만원을 합해 월 최대 130만 원을 받는 셈입니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병 봉급을 병장 기준 150만원으로 인상하고, 병사들이 전역할 때까지 매월 적립하는 내일준비적금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월 최대 55만원으로 인상해 월 최대 205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2025년 입대한 병사가 복무하는 18개월 동안 적금으로 매월 54만원을 적립하면, 전역할 때 내일준비지원금을 포함해 약 2000만원의 목돈 마련이 가능해지는 셈입니다.
이에 더해 이번 국방중기계획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간부의 지휘 및 복무여건 개선 방안도 담고 있습니다. 이중 다른 공무원에 비해 받지 못하거나 부족하게 받고 있는 수당 등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현재 군인들의 평일 당직근무비는 1만원에 불과합니다. 휴일 당직근무비 역시 2만원 수준입니다. 일반 공무원들이 평일 3만원, 휴일 6만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현실입니다.
그간 군 당직비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병사 처우 개선에 밀려 뒷전이었습니다. 국방부는 당장 올해부터는 당직비 인상이 어렵지만,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경찰이나 타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또 GP나 GOP 등 최전방에서 24시간 교대근무하는 장병들의 야간 및 휴일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수당을 신설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2017년 이후 동결된 소대지휘활동비도 2023년에는 2배 인상키로 했습니다. 소대원 25명 기준 월 6만2500원에 그쳤던 지휘활동비를 12만5000원까지 늘려 소대장의 지휘활동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 특수전사령부 흑표부대 장병들이 강원도 인제 육군 과학화훈련단에서 건물 내부 소탕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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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동결된 주임원사활동비도 모든 제대에 월 30만원으로 인상 지급해 주임원사의 부대원 관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대대급 주임원사활동비는 20만원이었습니다. 국방부는 2027년까지 소대장지휘활동비와 주임원사활동비를 지속적으로 현실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1995년 이후 27년째 동결했던 간부 주택수당을 월 8만원에서 올해 16만원으로 2배 인상합니다. 주택수당은 관사 및 간부숙소를 제공받지 못하는 간부들에게 제공하는 돈이지만, 그 금액이 턱없이 낮아 주거보전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였습니다.
국방부는 2024년 이후 주택수당과 전세대부 이자지원을 통합해 주거보조비를 신설하고, 전국 평균 전세가 수준을 고려해 지원액을 현실화 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국방부는 의무복무 기간만 채우고 전역하는 장교·부사관에게 단기복무장려금(수당)을 전년 대비 50% 더 주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교는 기존 6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부사관도 기존 500만원에서 750만원으로 장려금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병 봉급 인상 규모를 고려해 2027년까지 단기복무장려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같은 인상 정책이 간부 지원율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미 주요 대학이 학군장교(ROTC) 후보생을 못채워 학군단 문을 닫고 있는 현실입니다. 부사관 지원율의 급락으로 약 20% 이상의 부사관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2025년이 되면 부사관과 병사의 봉급이 완전히 역전됩니다. 하사 급여는 192만5000원으로 병장보다 12만5000원이 적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병사들 급여에는 세금을 떼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그 간극은 커집니다. 1년 6개월에 불과한 병사 의무복무 기간까지 고려할 경우 간부로 의무복무를 하는 매력도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돼 왔습니다. 누가 간부로 군 복무를 하겠냐는 지적이 계속돼 왔지만 정부나 군 수뇌부는 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