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기지개 펴자…쪼그라드는 공매도
by김인경 기자
2022.11.16 05:33:00
11월 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4422억원
증시 7.9% 오르자 공매도 전달보다 20.2% 줄어
연말까지 ''숏커버링'' 기대감 커지고 있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2500선을 코앞에 둔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공매도 세력들이 하락을 노리고 집결했던 빅테크주는 ‘숏커버링’이 몰리며 급등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기준 11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422억원(14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0월(5541억원)과 견주면 20.2% 감소한 규모다.
코스피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과 원화 강세에 힘입어 이달 들어 8.14% 상승하며 2480선까지 오르자 하락장을 노리는 공매도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코스피지수는 10월 7.22% 하락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공매도를 위해 빌린 대차를 갚기 위한 숏커버링까지 나타나며 지수의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일단 주식을 빌려서 매도(공매도)한다. 이후 빌린 주식을 돌려주기 위해 주가가 추락한 틈을 타서 주식을 재매입하여 차익을 얻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최근 장이 오르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더 상승하기 전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는 것도 공매도가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8~2021년 연말(10월말~배당락) 공매도 잔고 금액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공매도 투자자의 연말 배당 권리 반환과 수익 확정 필요성으로 숏커버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연말까지 숏커버링이 일어나면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가 가장 높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032350)(8.90%)로 나타났다. 호텔신라(008770)(7.51%)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은 중국의 강경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공매도 잔고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두산퓨얼셀(336260)(5.48%), HMM(011200)(4.92%), 아모레퍼시픽(090430)(4.61%)도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코스닥 시장에서 전체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엘앤에프(066970)(5.77%), HLB(028300)(5.30%), 셀리버리(268600)(5.00%)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공매도 잔고가 많다 해도 무조건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 타이밍이 맞지 않을 경우도 많아 펀더멘털과 실적 등을 함께 감안해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숏 커버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겠지만, 시장 반등 시에도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보다 장기 유망, 선호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