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2.06.17 05:04:00
FOMC 불확실성 걷히자…LG엔솔 1.67%·삼성SDI 3.98%↑
코스닥 상장된 엘앤에프·천보도 각각 3.43% 4.65% 올라
테슬라 5.5% 강세…"성장성·실적안정성 다 갖췄다" 평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태풍이 지나가자 ‘성장주’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했다. 그런데 이들 종목은 증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주 초반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락장에선 ‘덜 떨어지고’, 상승장에서는 ‘크게 오르는’ 종목이란 얘기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 거래일보다 7000원(1.67%) 오른 4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대표 2차전지주 삼성SDI(006400)도 전 거래일보다 2만1000원(3.98%) 상승해 54만900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오름세(0.16%)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 천보(278280) 모두 이날 각각 1.91%, 3.43%, 4.65%씩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FOMC에서 시장이 예상한 대로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자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다. 뉴욕 증시에서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는 5.48% 급등한 699.00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의 강세에 영향을 받아 한국 증시에서 2차전지주가 동반 상승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관련주는 미국 FOMC 직전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지는 가운데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 13~15일 사흘간 코스피는 5.72%, 코스닥은 8.10%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1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는 오히려 0.06%, 2.1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종목들이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전기차는 ‘환경오염 대안’이라는 당위성을 넘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테슬라의 주가가 떨어진 것도 테슬라의 매출이 줄 것이란 우려 탓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나 트위터 인수 등 일론 머스크 개인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유였다”면서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적 상승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16.25% 오른 20조7531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1.14% 증가한 1조2383억원 수준이다. 게다가 2023년 매출액 전망치는 올해 전망치보다 34.43% 증가한 27조8981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575억원 수준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58.08% 증가한 수준이다. 보통의 성장주는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2차전지 관련주는 실적이 뒷받침하는 만큼 할인율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시 환경 변화로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2차전지 업체들은 차별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