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옳았나…2030 구매 주택값 40% 급등

by노희준 기자
2022.04.06 05:30:00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30대, 10명중 9명은 대출로 주택 구입
3.6억 주택중 1.7억은 대출…집값 1.4억 올라
월평균 80만원씩 빚갚지만…집값 상승폭 커

[이데일리 노희준 김정현 기자] A씨와 같은 영끌족의 선택은 어땠을까. 적극적인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2030 세대는 매달 80만원의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주택 가치가 1년새 40% 가까이 상승해 부채 금액의 85%까지 불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료=신한은행)
5일 신한은행은 전국의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을 통해 소득과 지출, 자산과 부채, 저축과 투자 등 경제활동을 분석해 발간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구입 열기는 20~30대에서 뜨거웠다. 최근 1년 내 거주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 가운데 41.1%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30대 주택구입자는 34.7%로 여타 연령층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이었다. 40대가 32.5%, 50대가 20.8%, 20대가 6.4%, 60~64세가 5.6%였다.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을 이용한 경우는 2030에서 특히 높았다. 지난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구입한 20~30대 가운데 89.8%가 대출을 이용했다. 전년의 대출 이용률(75.1%)에 견줘 14.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전체 연령대의 대출 이용률(79.1%)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여유 자산이 적어 보유 자산을 온전히 활용하기보다는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30 주택구입자들은 평균 1억6720만원을 빌려 매달 80만원을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달 80만원씩 갚는다면 17년 3개월 동안 상환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는 전체 연령대의 월 상환액(74만원)보다 월 6만원이 많은 수준이다.

부채상환 부담은 크지만 주택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주택가치는 부채규모의 85% 수준까지 커졌다. 2030 주택구입자들이 구매한 평균 주택가격은 3억6446만원이었지만 1년새 그 가치가 5억651만원으로 불어났다. 주택 가치가 1억4205만원(39.0%)커지면서 평균 부채(1억6720만원)의 85%를 커버했다.

현재 주택을 자가로 보유하지 않은 20~30대 경제활동가구 56.9%는 향후 거주 주택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매 시점을 향후 2년 이내라고 답한 비중은 10.8%에 불과했다. 이미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커진 데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2년 이내 거주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 가구의 50.5%는 대출을 이용해 구입 자금을 마련하고 보유 자산 처분하거나 근로소득 등을 활용할 예정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은 2030세대는 그보다 높은 59.2%가 대출을 이용해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2030세대의 대출 이용률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신한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