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크라켄` 곧 가동…`디지털` 잡아야 대선도 잡아"[인터뷰]
by권오석 기자
2021.12.13 06:00:00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 이영 의원
당내 유일 디지털 보안 전문가…`크라켄` 프로젝트 진행
"인공지능 기술로 이상행위 탐지해 여론조작 차단"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감이 아닌 예측과 분석으로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정책에 집중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장인 이영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 중심의 선대위가 아니라 어젠다 중심의 선대위로 가야 한다. 어젠다 설정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사이버상의 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의 분석과 예측을 통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 이영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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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암호학을 전공하고 데이터 보안 전문 벤처기업을 설립,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을 지낸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디지털 보안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그가 키를 잡고 이른바 `크라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터넷 포털상에서의 댓글 조작을 막아내는 프로그램으로, 과거 `드루킹 사건` 당시 인터넷 여론조작에 활용된 프로그램 이름이 ‘킹크랩’인 점에 착안했다. 킹크랩의 천적이 전설 속의 동물인 대왕문어 `크라켄`이다.
이 의원은 “기술적인 가동은 시작됐다. 다만, 인위적인 사이버 조작과 관련한 것을 탐지하고 분석해 당과 중앙선관위에 신고하는 행정적인 가동은 아직이다”며 “당사 또는 캠프에 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어떻게 진행할 건지 본격적인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켄은 인터넷 상에서 주요 키워드와 관련된 기사와 댓글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이상행위를 자동으로 분석해 레포트를 생성한다. 이를 전문 모니터링 요원들이 최종 검토 후, 여론조작이 의심되는 댓글과 IP를 중앙선관위에 신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의원은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고 공감 숫자가 비상식적으로 늘어나는 그런 패턴이 있다. 그런 패턴들을 찾아서 이상징후라고 생각되면 모니터링 요원들이 들여다본다”고 부연했다.
대한민국 수십년 정당 역사상 이런 디지털 전략이 도입되는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과거의 조직·예산 선거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최첨단 시대에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날카로운 예측과 분석으로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이 의원 생각이다.
그는 “미래 비전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국민의 어려움과 가려움을 진단하는 어젠다를 설정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사이버상의 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의 분석과 예측을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영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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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가동은 시작됐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 엔진을 돌려야 크라켄이 지능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위적인 사이버 조작과 관련한 것을 탐지하고 분석해 당과 중앙선관위에 신고하는 행정적인 가동은 아직이다. 선대위가 지난 6일에 구성됐다. 선대위 상황실과 협조하는 등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 이런 행정적 가동은 선대위가 출범했으니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없었다.
△당사 또는 캠프에 공간을 설치할 예정이다. 어떻게 진행할 건지 본격적인 논의를 해볼 것이다.
△동일한 아이디로 비슷한 시간에 여러 개의 사이트에 댓글이 올라가든지, 댓글에 대한 공감 숫자가 급증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쓰면 `딜레이 타임`(시간 지연)이라는 게 걸리는데 기계가 하면 같은 IP로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사이트에 접근이 가능하다.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고 공감 숫자가 비상식적으로 늘어나는 그런 패턴이 있다. 그런 패턴들을 찾아서 이상징후라고 생각되면 모니터링 요원들이 들여다본다.
△차단하지 않는다. 포털은 오너(소유주)가 따로 있다. 탐지를 해서 문제가 있다는 걸 증명을 하고, 판단을 하는 기관(중앙선관위)에 전달하는 것이다.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사건이 있었고 관련자들이 유죄를 받았다. 부정선거냐 불법선거냐로 시끄러웠고, 우리는 그런 논란 자체를 없애기 위해 선제 조치를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오로지 클릭만으로 윤석열 후보와 우리 당의 정책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 매우 초기 상태다. 우리 당도 디지털화가 잘 안 돼 있었다. 서로 비슷비슷하다. 외부의 전문가들과 기술적, 서비스 모델 측면에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4강으로 이끈 히딩크 감독이 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긍정적인 평과 우려가 공존한다. 판을 뒤집는 데 성공한 게 히딩크 아닌가. 판을 뒤집는 과정이 끝나고 도약하는 시점이 돼서 인정을 받았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많은 시도가 있고 혼란스러운 게 바람직하다. 6개월밖에 안 됐다. 짧은 기간이니 지켜봐야 한다. 많은 분들이 `0선` 당대표를 선출한 건 변화와 혁신이라는 키워드가 현실화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당을 위해서든 대한민국을 위해서든 `이준석 리더십`이 궁극에 가서 긍정적 평가로 끝나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망이다.
△두 번에 걸쳐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첫 번째 글에선 선대위 구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 사람 중심의 구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글에서는, 감으로 하는 정치는 줄여야 한다고 했었다. 사람 중심의 선대위가 아니라 어젠다 중심의 선대위로 가야 한다. 그 어젠다는 미래 비전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국민의 어려움과 가려움을 진단하는 것이어야 한다. 어젠다 설정은 기존의 방식이 아닌, 사이버상의 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의 분석과 예측을 통해야 한다. 그런 아쉬움에 대해 내부에 자주 피력하는 편이다.
△국민이 정권교체 열망이 매우 강하다. 그만큼 지난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 집값은 폭등하고 소상공인들은 춤추는 방역 기준에 울상을 지었다. 일단 우리가 50점을 받고 시작하는 거다. 다만, 0선 당대표를 비롯해 정치를 처음 시작하는 윤석열 후보에게 참신함과 새로움이 있었는데 `원팀`으로 가는 길에 삐꺽거림이 많았다. 국민이 밀어주는 관성으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 당이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 정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정책에 집중을 많이 해야 한다..
△감이 아닌 예측과 분석으로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 지금 상황이 좋다. 지역 갈라치기로 정권을 잡던 부분에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하나의 희망이다. 0선 당대표, 정치 신입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 교체, 인물 교체, 세대교체가 될 수 있겠다. 호남 인사(이용호 의원)이 우리 당에 들어오고,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를 못 찍겠다는 여론이 생기고 있다. 우리 당에서는 크라켄 등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후보가 국민에 다가가고자 한다. 대한민국 정치가 변화의 모멘텀에 있다.
| 이영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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