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의 과사용이 '안구건조'는 물론 '시력저하'까지 유발

by이순용 기자
2021.04.25 08:10:07

콘택트렌즈 착용 시 주의 필요, 안구건조증 악화될 수 있어
온도 및 습도 조절과 인공누액 사용 등으로 치료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 눈의 눈물은 울 때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적은 양이나마 항상 분비돼 눈의 표면을 적시면서 눈을 보호하는 보호막 작용을 한다. 또한 눈을 깜박일 때 눈꺼풀과 눈 표면 사이의 마찰력을 감소시키는 윤활유 작용도 한다. 이러한 눈물의 분비가 감소하거나 또는 눈물이 정상보다 빨리 증발해 보호막 작용과 윤활유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을 통틀어 ‘안구건조증’이라고 한다. 이훈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안구건조증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증상으로 흔하게 생기는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의 증상으로는 눈이 뻑뻑하면서 모래가 굴러다니는 것 같다, 금방 피곤해져서 책이나 TV, 컴퓨터 등을 오래 못 보겠다, 눈뜨기가 힘들고 차라리 감아야 편하다, 눈이 자주 충혈된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안구건조증은 나이가 들면서 눈물의 분비량이 줄어들고,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갱년기 변화에 의한 호르몬 변화까지 가중되어 심한 증상이 발생한다. 눈꺼풀에 염증(안검염)이 있거나 눈을 제대로 못 감는 경우에도 생기고, 안약을 함부로 사용하거나 약을 먹는 경우(고혈압, 감기약, 우울 신경증약 등)에도 잘 생긴다. 그 외에도 건조하거나 먼지가 많고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은 안구건조는 물론 시력저하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경우,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감소하면서 눈의 긴장이 지속돼 눈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때 눈물이 증발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생기거나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눈이 건조한 증상에 대해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은데, 안구건조증은 방치하다가 만성으로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습관을 통한 눈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안구 표면의 염증이 증가하면서 잦은 충혈이나 시력저하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

◇온도 및 습도 조절과 인공누액 사용 등으로 치료

안구건조증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낮추고,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보호용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미세먼지 등이 포함된 센 바람이 눈에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한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인공누액을 사용하게 되는데, 인공누액은 방부제가 들어간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간 것은 보통 안약병에 담겨 포장되어 있으며, 하루에 4~5번 정도까지 사용해야 한다. 그 이상의 사용은 방부제 독성으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 이상으로 자주 사용해야 하는 경우는 일회용으로 낱개 포장된 방부제가 없는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인공누액의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에는 눈물이 배출되는 배출길 입구를 특수마개로 막아서 눈물이 조금 더 오래 눈의 표면에 머물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그 외에 안구건조증이 눈꺼풀 염증과 동반된 경우에는 눈꺼풀 마사지 및 염증치료를 병용하며, 드물게 스테로이드성 안약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안구 표면의 염증이 심한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점안액을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심한 눈꺼풀 염증이 동반된 마이봄샘기능장애의 경우 Intense pulsed light(IPL)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온찜질을 동반한 눈꺼풀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메가3의 정기적인 복용이 안구건조증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기기는 올바른 환경에서 최소한으로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30분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1시간 이상이 될 경우 적어도 10~15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 또는 스마트폰 화면의 높이를 정 자세로 앉아 정면을 바라볼 때의 눈 높이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면의 밝기는 너무 밝지 않게 조절하고, 화면과의 거리는 40~50cm 정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 주의 필요, 안구건조증 악화될 수 있어

콘택트렌즈는 눈물이라는 바다 위에 떠있는 배와 같아서 눈물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프트렌즈는 부족한 눈물의 일부를 렌즈 자체가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렌즈 착용을 할 때는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인공누액을 자주 사용해 주는 것이 좋다. 식염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눈물의 중요한 성분들을 희석시켜 눈물의 생리적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정기적인 안과 진료로 눈 건강 지키자

안구건조증은 안과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며, 안과를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는 더욱 높아지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