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겨레 기자
2021.03.31 00:35:32
박영선·오세훈·이수봉, 30일 선관위 주최 토론
박영선 "MB 패밀리 땅 내곡동에…볼수록 이상해"
오세훈 "입만 열면 내곡동…제가 흑색선전 한 적 있나"
[이데일리 김겨레 김정현 기자] 30일 열린 박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2차 TV토론도 ‘기승전 내곡동’으로 흘렀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오 후보 처가 소유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의혹을 해명하기 바빴다. 4·7 재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은 이날 토론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박영선 민주당·오세훈 국민의힘·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박 후보는 “내곡동 일대를 보면 볼수록 이상하다. 오세훈 5처가 땅 옆에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유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가 또 근처에 있다”면서 “MB(이명박) 패밀리와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 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땅 관련 현금보상 외에도 택지보상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했다. 박 후보는 “36억 현금보상뿐 아니라 택지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오 후보가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은 해명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둘째 처남이 받았는데 몇 달 안에 같은 값에 팔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규정을 따져보니, 협의택지여서 원래 분양가대로 팔아야 하는 땅이다. 그래서 원가로 파는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프리미엄을 붙인다는 게 대체적이라는 게 중개인들의 이야기”라면서 “이해충돌에 딱 걸리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건설됐던 경인 아라뱃길과 세빛둥둥섬, 용산 참사를 거론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오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내곡동 사건의 본질은 땅을 상속받은 것이고 정부 방침에 의해 강제수용 당한 것”이라며 “박 후보가 마치 처가 쪽에 약 7억원 정도 추가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말하는 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맞섰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 제안통지서를 꺼내 들고 “(그린벨트) 개발 해제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토지공사(SH)가 노무현 정부에 제안해 해제가 됐다. 그리고 시장에게 보고 없이 국장전결로 통과된 걸로 추측이 된다”며 “국민임대주택으로 지정됐다가 보금자리주택이 되면서 절차를 상식적으로 밟았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또 “박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 도사”라며 “(박 후보는) 입만 열면 내곡동으로 간다. 지켜봤겠지만 제가 박 후보에 대해서 단 한 마디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말을 한 적이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시중에는 ‘도쿄 영선’ 이야기가 돌고 해외 부동산 투자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지난 청문회 때 서울대병원 황후 진료도 해명이 안 됐고 재벌 후원금도 유야무야됐다. 그래도 우리 당에서도 거의 그걸 언급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박 후보는 질문 시간 절반 정도를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데 쓰고 반박 못 하게 갑자기 들고 나와 문제를 제기한다”고 분개했다.
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저는 허물도 많고 심려를 끼친 적도 있지만 다시 기회를 준다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