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초심으로…" 초연 무대로 돌아온 '쓰릴 미'

by장병호 기자
2021.03.27 06:00:00

남성 2인극 소극장 뮤지컬 원조
13번째 시즌, 지난 16일 개막
"팬들에게 작품 의미 되새기고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남성 2인극 소극장 뮤지컬 붐을 일으켰던 스테디셀러 뮤지컬 ‘쓰릴 미’가 14년 전 초연 무대를 재현한 공연으로 관객과 다시 만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14년 전 초연 무대를 살려 새롭게 개막한 뮤지컬 ‘쓰릴 미’의 한 장면(사진=엠피앤컴퍼니)
‘쓰릴 미’는 작곡가 스티븐 돌기노프가 연출, 대본까지 도맡아 2003년 미국서 초연한 작품으로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 사건을 다룬 2인극 뮤지컬이다. 2007년 국내 초연 당시 파격적인 이야기와 동성애 코드로 뮤지컬계에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은 13번째 시즌으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시즌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초연 당시의 무대와 조명 디자인을 다시 재현했다는 점이다. 26일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공연제작사 엠피앤컴퍼니의 박용호 프로듀서는 “지금 ‘쓰릴 미’의 팬들은 초연의 무대를 본 적 없다”며 “처음 이 공연을 시작했을 때의 기억을 세월이 흘러도 지나치지 말고 현재 팬들에게 이 작품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초연 무대로 다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쓰릴 미’는 뮤지컬의 전형은 쇼 또는 코미디라는 편견을 깬 작품이기도 하다. 단 한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음악, 그리고 심리극을 방불케 하는 두 배우의 연기를 담은 드라마 강한 뮤지컬로 많은 마니아 관객을 탄생시켰다. 최재웅, 류정한, 김무열, 강필석, 강하늘, 지창욱 등 뮤지컬 대표 스타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이기도 하다.

박 프로듀서는 “‘쓰릴 미’가 있었기에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에서도 밀도 있는 작품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뮤지컬의 다양성을 추구해 성공했다는 점에 ‘쓰릴 미’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14년 전 초연 무대를 살려 새롭게 개막한 뮤지컬 ‘쓰릴 미’의 한 장면(사진=엠피앤컴퍼니)
이번 공연은 지난 시즌인 2019~2020년 공연을 통해 처음 ‘쓰릴 미’에 참여했던 이대웅 연출, 이한밀 음악감독이 창작진으로 다시 뭉쳤다.

이대웅 연출은 “지난 시즌에서는 작품이 더 잘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작품에 대한 해석적인 지점으로 관객과 만났다면, 이번에는 인물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었다”며 “무대 또한 인물의 관계나 심리를 잘 드러내는 무대이기에 지난 시즌과 또 다른 미덕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초심으로 돌아간 무대와 ‘쓰릴 미’에 새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케미’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선 배우 김현진, 이주순, 김우석이 ‘나’ 역을, 배나라, 노윤, 이석준이 ‘그’ 역을 맡는다. 오는 6월 6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한 뒤 7월부터 국내 초연 공연장이었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2차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프로듀서는 “2차 공연에서는 배우들의 거의 다 교체될 것”이라며 “과거의 무대를 새롭게 재해석했지만 그 외의 다른 모든 면은 새로운 만큼 밀도 있고 멋있는 공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