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결과보다 과정을 더욱 중시하는 경영환경

by류성 기자
2020.12.26 06:02:05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제조업이 위기(危機)다.”라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나 정책을 탓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세계 경제 환경이 급변하며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하는 ‘새로운 경제표준’이 등장한 영향이 크다.

‘뉴 노멀’은 주로 경제 부문에서 쓰였으나 종종 사회 현상과 같은 타 분야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습관적으로 뻔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나 캐릭터를 나타낼 때 쓰는 ‘클리셰(cliche)’라는 용어로 묘사되어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문맥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뉴 노멀’은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 보편화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 노멀’이 등장하면 기존의 기준은 ‘올드 노멀(Old Normal)’로 퇴색된다. 한마디로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인 것이다.

중국은 ‘신창타이(新常態)’라는 용어를 쓴다. 새로운 정상상태, 새로운 질서라는 뜻으로 ‘뉴 노멀’을 중국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 제조업의 혁신력을 제고하고 정보화 및 산업화를 대대적으로 융합하며 산업 기초력을 강화하는 등의 9개 전략 임무와 중점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제조, 탄탄한 산업기반, 녹색제조, 고급장비혁신 등의 5개 중대 사업을 명시했다.

중국은 이와 같은 국가정책으로 2025년까지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고자 한다. 이어 신중국 100주년인 2049년에는 제조업 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하면서 제조산업의 종합적인 실력이 세계 제조강국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뉴노멀(New Normal)’, ‘클리셰(cliche)’, ‘신창타이(新常態)’는 새로운 질서와 정상상태라는 의미로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제조산업의 전략적 핵심 방향이 “성장전략”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전략’으로 변경되고 있다. 중단 없는 소비가 올드 노멀(Old Normal)이라면, 뉴 노멀(New Normal)에서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과 시장에 대한 ‘대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므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여 경험을 사고 파는 제조 전략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실현시키는 것이 뉴 노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서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제조 산업의 경영철학이 변하고 있다.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는 따라온다’는 슬로건은 ‘올드 노멀(Old Normal)’이다. 즉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무시됐던 시대가 ‘올드 노멀’이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와 내일의 희망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 보다는 가슴 뛰는 오늘을 사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새로운 질서가 되고 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이 명언이 번역된 구절인 “현재를 잡아라(Seize the day)”로도 알려져 있으며 “당신이 오늘 느끼는 고통은 내일 느끼게 될 강한 힘이 될 것이다(The pain you feel today is the strength you feel tomorrow)”라는 문장이 유명하다. 그러므로 제조 산업은 ‘과정’ 중심의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적시맞춤(FIT: Fit In Time)을 실현시켜야 한다.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은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중 하나이다. 가상과 현실세계의 ‘융합’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메커니즘이 변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 경제에서는 시장을 세분화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포지셔닝하는 전략(STP Strategy)을 전개하면 수익이 창출되는 시장이 많았다. ‘선택과 집중’이 제조 전략 성공의 열쇠였다.

그러나 기술이 범용화(汎用化) 되고 풍부해진 상품으로 모바일(Mobile) 쇼핑이 일반화된 디지털 시대에서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여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는 융합적 접근이 필요해졌다.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적용해 다음 직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인재가 되는 시대다. 스펙(Spec)보다는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는 수용성과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경영 관리의 시대가 저물고 융합과 창조의 시대가 오고 있으며 소유에서 공유로 경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바로 그것이 뉴 노멀이다.

스마트팩토리 의미는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적용하여 품질, 원가, 납기(QCD ; Quality-Cost-Delivery), 그리고 고객만족도를 향상시켜 나가는 지속 가능한 지능형 생산 공장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팩토리란 전체 생산과정을 사물인터넷(IoT), 행동인터넷(IoB), 확장현실(XR),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통합하여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구현한 공장으로 최소비용과 최소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자율형(Autonomous) 공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생산설비를 무인화하고 관리를 자동화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존재한 공장자동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공장자동화가 현재의 운영 효율성에 초점을 둔 생산관리의 선진화라면, 스마트팩토리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 할 수 있도록 진화된 생산모델이자, 초월적이고 전사적인 생산운영관리(EMOM: Enterprise Manufacturing Operation Management)이다. 품질관리(QC)가 전사적 품질관리(TQM)로 발전해 온 것과 유사하다. 아래 그림은 산업혁명 시대마다 새롭게 형성되어 온 경제질서에 대한 제조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출처: 성균관 대학교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스마트팩토리 컨설팅 박정수 교수


그렇다면 기존 공장에 비해 스마트팩토리의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일까? 고객주문, 생산계획, 생산실행계획, 작업지시로 이어지는 중앙집중적인 프로세스의 수동성과 기능간 상호작용 미흡으로 생산, 판매, 물류의 통합이 어려워지고 있다. 성장중심의 경제환경에서 고객과 시장의 중단 없는 소비가 ‘올드 노멀(Old Normal)’이라면 ‘뉴 노멀(New Normal)’에서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과 시장에 대한 ‘대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져야 한다. 맞춤형 고객과 개인화 시장에서 대응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중앙집중적인 프로세스와 분산형 프로세스를 융합하는 역량이 요구된다. 또한 고정화된 기존 시스템의 정형데이터와 유연하고 적시성이 특징인 비정형데이터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스마트팩토리의 특징은 지능성, 능동성, 연계성, 민첩성, 그리고 신뢰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기능 요건, 성과 요건, 그리고 기술 요건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스마트’라는 단어가 가지는 기능 요건은 IoT센서, 지능형 통제, 최적화된 운영 및 작동,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활동 역량(IoB: Internet of Behaviors)을 갖추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 시대의 제조 산업의 성과 요건은 품질, 원가, 납기, 유연성, 그리고 고객과 시장에 대한 대응 역량을 측정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성과는 측정이 기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 요건은 정보통신기술, 운영기술, 자동화 기술, 그리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화 기술로 이러한 기술 요건들은 지속가능 해야 한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가치사슬(Value Chain)의 모든 구성 요소들이 수직·수평적으로 통합되고, 통신기술이 연결되어 실시간 협업을 이루어 내는 하나의 전사적 생산운영관리(EMOM: Enterprise Manufacturing Operation Management) 시스템이다. 이는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발생하는 시장 수요 예측 및 고객 주문에서부터 완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제조 과정을 포함한다. 또한 공장의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한 수직적 통합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시작으로 하는 제품 개발 가치 사슬 기반의 수평적 통합을 모두 실현해야 한다.

생산운영의 수직적 통합은 생산의 효율화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하여 제품이 생산되는 다양한 설비에 센서 및 디바이스를 부착하여 신호 및 데이터를 획득하고,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및 HMI(Human Machine Interface) 등의 제어기술을 통하여 설비를 제어한다. 생산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위한 생산실행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창고관리를 위한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를 거쳐 상단의 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까지 유기적으로 관리될 수 있는 기존 개념, 즉 정형데이터 기반의 기존 시스템과 달리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는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한 빅데이터 기반의 전사적 생산운영관리(EMOM: Enterprise Manufacturing Operation Management)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다.

산업용 엣지 관리 시스템(Edge Management System)은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의 필수이다. 산업용 엣지 관리 시스템(Edge Management System)을 사용하면 연결된 모든 장치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원하는 엣지 디바이스(Edge Device)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소프트웨어 기능을 원격으로 설치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실질적인 프로토콜 경제 지향 Link5 AI MOS)의 에코시스템과 연결되어 수많은 엣지(Edge) 애플리케이션에 액세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두 그림은 산업용 엣지컴퓨팅에 대한 것이다.

(그림) Telstar-Hommel의 Edge AI Platform. 출처: 텔스타홈멜(주) AI CU, 임동균 파트너


(그림) Edge AI Platform Architecture. 출처: 텔스타홈멜(주) AI CU, 임동균 파트너


그러므로 뉴 노멀(New Normal)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디지털 인력 생산성 및 운영 효율성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 운영자가 빅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뉴 노멀은 ‘붕괴된 공급망 관리(SCM)’라고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Operational Agility) 역량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조 산업에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에서는 긴급한 이슈를 대응하느라 중요한 수익성을 놓치기 쉽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스마트팩토리를 통해서 효율성과 수익성(Efficiency and Profitability), 그리고 대응력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팩토리 사고(Smartfactory Thinking)가 필요하다. 그것이 뉴 노멀, 즉 새로운 정상(Normal)이자, 경제 질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