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9.05.18 00:19:3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두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두통을 경험하며,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 사람도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들은 매일 쏟아지는 업무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일어나는 경우들이 많아 두통에 취약하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뇌의 휴식 시간이 줄어드는 것 또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사들 중에도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두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통에 대해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김지훈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적절한 치료시기 놓치면 후유장애 일으키기도
300가지 이상의 요인이 두통의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크게는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번째는 일차성 두통이다. 머릿속에 나쁜 원인이 없어 위험하지 않은 두통으로, 두통 환자들의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한다.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이 대표적인 일차성 두통이다. 2번째는 이차성 두통으로 뇌종양, 뇌혈관질환, 뇌수막염, 부비동염, 약물에 의한 두통처럼 명백한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두통이다.
두통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대개 머리가 아픈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도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오래 지속될 때 혹시 내 머릿속에 나쁜 종양이 있는 것은 아닌지, 뇌혈관 문제로 뇌졸중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내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머릿속에 위험한 원인이 있는 경우보단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므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다만, 잘못된 자가진단과 자가치료로 인해 위험한 질환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후유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두통이 있는 경우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드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한 8가지 경우는?
이차성 두통 중에는 위험한 원인들이 있어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을 감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증상만으로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다. 일차성 두통이 매우 심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차성 두통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력 청취와 진단 후 뇌질환이 의심되면 CT,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이렇게 아프기는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두통이 수 일이나 수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또는 운동이나 성행위 후 나타나는 두통,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 △자세에 따라 변하는 두통(일어나면 아프고, 누우면 좋아지거나 또는 그 반대일 때), △의식 변화나 운동마비, 감각이상을 동반하는 두통, △발열, 구토 등 내과적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 △암환자에게 새롭게 발생한 두통인 경우에는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차성 두통은 원인 질환 치료도 필요
두통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뤄졌다면 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이차성 두통은 증상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원인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도 필요하다.
일차성 두통은 우선 유발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와 과로, 음주를 피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일차성 두통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통이 발생할 경우엔 두통의 종류와 빈도, 강도에 따라 적절한 약물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약물 치료의 효과가 부족하다면 통증유발점 주사, 신경차단술, 보톡스 주사 같은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 연구들에서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 보톡스 주사가 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활발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김지훈 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두통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두통은 다른 어떤 질병 보다도 일상 생활에 더 많은 지장을 가져온다.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 없이 스스로 진단하고 진통제를 남용하면 심각한 병을 키울 수 있다”면서 “두통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선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