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車이야기]공유사회 도래로 등장한 모빌리티의 변화
by노재웅 기자
2018.01.06 06:00:00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돈을 주고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물건마저 얼마든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의식이 생겨났다. 집과 자동차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옷과 구두, 가방과 액세서리 등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유경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우리 사회 또한 ‘공유’라는 화두로 시스템을 변형 혹은 발전해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 프로젝트 아이오닉랩의 도움을 받아 공유사회의 도래로 등장한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를 살펴본다.
공유사회를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우버의 경우 이미 전 세계 45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중반 누적 이용 20억건을 돌파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공유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쏘카는 서비스 출범 후 5년 만에 300만명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운전자 10명 중 1명이 쏘카 회원인 셈이다.
쏘카의 서비스는 일종의 커뮤니티와 유사하다. 단순히 차량을 빌리는 ‘렌트’의 경험을 넘어 공유 차량에 이름을 짓고 사용 후기를 공유하며, 차량 관리 및 평가도 사용자의 몫이다. 카풀 업체인 럭시나 풀러스도 단순 셰어링에서 벗어나 드라이버와 라이더 간의 네트워킹이 서비스의 근간이다.
공유사회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 또한 공유 서비스를 브랜드 및 차량 홍보나 시승 경험 제공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임러 AG는 카셰어링 서비스 ‘Car2go’를 통해 30개국에 총 1만4000대의 자사 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BMW도 ‘Drive Now’ 서비스로 유럽 내 13개 도시에 6000여대의 차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이 중 15%가 i3 차량으로 새로운 브랜드 확산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 또한 현대카드와의 카셰어링 협업은 물론 최근 ‘럭시’에 지분 투자를 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카셰어링 서비스 진입은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의 등장을 촉진할 전망이다. ITS는 멀티모달(Multi-modal) 플래닝 프로그램으로, 고객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자전거,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비롯해 자가 차량과 카셰어링 등 개인용 상품 및 서비스에 이르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해 목적지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도착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일컫는다.
아직 국내 양대 포털인 카카오나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길 찾기 서비스 정도에 머무르고 있으나, 이동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자동차, IT 업계 및 스타트업이 새로운 모빌리티 개발 및 서비스 파일럿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 ITS 등장이 곧 현실화될 수도 있다.
모빌리티별 환승에 대한 연구도 ITS 구축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현대차 프로젝트 아이오닉 랩에서 이미 통합 환승 센터를 포함하는 스마트 시티 시나리오에 대해 연구 중이다. ITS를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경로를 공유하고, 이동 중 경험에 대해서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프로젝트 아이오닉랩 관계자는 “미래 고객의 ITS 사용(Usage) 시나리오는 공유사회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며, 시나리오에 기반을 둔 다양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제안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와 같은 움직임 속에 자동차 업계도 더 이상 자동차 판매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고객은 자동차의 공유를 넘어 이동 경험의 공유로 효용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공유경제가 공유사회로 진화했듯이 자동차 업계 또한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 라이프스타일 설계자로 진화해야만 하며, 이는 곧 미래 업계의 지속 성장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