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진짜 효자는 '윤활유' 사업

by성세희 기자
2017.11.27 05:00:49

고부가가치 윤활유 사업,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SK이노베이션, SK루브리컨츠 IPO 계획 있어

SK루브리컨츠가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진행한 ‘2017 SK ZIC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SK ZIC 레이싱’ 제품을 소개했다. (사진=SK루브리컨츠)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최근 윤활유 사업이 정유업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효자 사업으로 떠올랐다. 윤활유 사업이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078930)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등 국내 주요 정유업체에서 알짜 사업부문으로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SK루브리컨츠 영업이익률은 19.2%를 기록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로 모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률(8.2%)보다 두 배 넘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올해 SK루브리컨츠 누적 영업이익은 359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누적 영업이익인 2조3891억원과 비교하면 약 7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SK루브리컨츠 영업이익률은 매 분기 두자릿수를 달성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도 각 13%와 15.9%를 기록했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기유인 유베이스(YUBASE)와 윤활유 브랜드 지크(ZIC)를 판매한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기본 원료로 불순물이 적으면 연비 개선과 자동차 배기 시스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SK루브리컨츠는 고품질 윤활유(그룹 3) 제품을 판매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1일 “SK루브리컨츠의 다양한 성장 방안 가운데 하나로 기업공개(IPO)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GS칼텍스도 윤활유 사업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GS칼텍스 윤활유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2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 영업이익률 7.7%보다 세 배 가까이 높다.



현재 GS칼텍스는 자동차 전용 윤활유인 킥스(Kixx)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선전하고 있다. 이 제품은 SK루브리컨츠 ZIC와 국내 선두를 다툰다. GS칼텍스는 윤활유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자 윤활유 공장 가동률을 지난 분기보다 30% 포인트(p) 이상 높였다.

에쓰오일은 세계 윤활기유 핵심 공급업체다. 하루 평균 4만 배럴 이상 생산 능력을 보유한 에쓰오일은 모든 품질의 윤활유(그룹 1~3)를 생산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친환경 윤활기유 제품(그룹 3)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앞선 두 업체보다 윤활유 사업에서 더 높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최근 윤활유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에쓰오일 윤활기유 사업부문 3분기 영업이익률은 31.2%에 달한다. 3분기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1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2008년 세계 4위 프랑스 석유회사인 ‘토탈’과 합작해 윤활유 전문업체인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를 설립했다. 국내 3대 윤활유 제조·생산업체를 운영하는 에쓰오일은 STLC와 윤활유 제품 브랜드인 ‘S-OIL 7’ 원료 공급과 제품 개발, 판매 등에 힘쓰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 특성상 석유 정제 마진 차에 따라 영업이익 등락 폭이 크다”라며 “윤활유 사업 등 비정유 사업이 정제 마진 영향을 덜 받아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