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보이콧에 김이수 적신호?..직권상정 가능성도

by하지나 기자
2017.09.04 05:00:00

4일 정세균 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안 직권상정
北핵실험에도 한국당 보이콧 입장.."전면 보이콧 변함 없다"
한국당 불참시 오히려 표결 처리 유리..국민의당도 우호적

김이수 헌재소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4일 김 후보자 인준안을 두고 직권상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당의 불참으로 표결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인준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당의 참석여부와 관계없이 정 의장이 표결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일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김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야는 정 의장의 직권상정에 대해 암묵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지난 6월8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이후 80여일만에 가까스로 표결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 2일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삼으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기존 합의를 백지화했다. 특히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도 한국당은 여전히 보이콧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긴급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국회 일정에 대한 전면 보이콧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대해서도 “국회 의사일정에 대해 일체 보이콧 했다는 것은 모든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 의장 또한 직권상정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열린 본회의에서도 정 의장은 직권상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국회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 인준안의 상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히려 한국당이 불참할 경우 인준안이 통과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재석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한국당 전원(107명)이 불참하더라도 표결 처리 조건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특히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 또한 이유정 후보자의 사퇴 이후 김 후보자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장의 직권상정에 대해 김이수-이유정 연계 가능성은 일축하면서도 “표결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내던 국민의당이 최근 직권상정을 묵인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꾼 것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120명), 정의당(6명), 진보 성향의 무소속 의원(4명)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당에서 20명 이상만 찬성표를 던지면 한국당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민주당은 한국당 보이콧에도 김 후보자의 국회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긴급 지도부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대로 하는 걸로 했다”며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는 너무 길어져서 4일 처리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