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12.12 05:00:00
"6단계 24만원-1단계 240원 인하, 부자감세 논란"
"주택·산업용 형평성, 한전 초과이익 설명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달 전기요금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주택용 누진제는 파격적이다. 지난 8일 국회가 승인한 산업통상자원부 개편안에 따르면 누진제 6단계가 3단계로, 11.7배 누진율이 3배로 줄어든다. 이는 1974년 누진제 도입 시기(3단계), 1976~1978년 적용된 1차 개편(2.4배)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전(015760)이 부담하는 인하액은 연간 9393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전 가구(2200만 세대)에 적용되는 인하액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 달에 1000kWh를 썼던 6단계 가구는 47만4970원(부가가치세·전력산업기반기금 부과 전)에서 23만1900원으로 24만3070원(51.2%) 요금이 절감된다. 그러나 1단계(100kWh) 등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는 6480원에서 6240원으로 인하액이 240원에 불과하다. 인하액만 보면 ‘부자감세’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애초에 산업부가 누진제 폐지안 대신에 완화안을 선택한 이상 ‘부자감세’ 논란은 불가피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검토보고서(2012년)는 3단계 완화 시 1~2단계 월평균 요금이 전력량 요금 단가 상승으로 2000~3000원씩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부가 현 1·2단계 사용자에게 월 4000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들 가구는 전기 다소비 가구보다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8월 출범한 당정 전기요금 TF(태스크포스)는 유명무실했다. TF 관계자조차 “최순실 사태가 본격 불거진 10월 말부터 전체회의가 없었다”며 “산업부가 발표한 개편안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