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인공지능]삼성, IoT 접목 플랫폼 힘주고…LG, 인공지능 입힌 가전 만들고

by장종원 기자
2016.03.16 06:30:00

삼성전자, 인텔리전스팀 신설…자연어처리 권위자 이근배 영입
LG전자, 인텔리전스연구소 재정비…집 구조 파악하는 청소기 개발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 연구팀을 신설하고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은 신사업으로 본격 추진하기보다는 관망하는 쪽에 가깝지만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최근 인공지능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로봇청소기 등에 인공지능 기능을 채택하는 등 관련 기술이나 연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를 전담할 별도 팀을 꾸린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프트웨어연구센터 산하에 인공지능 연구를 담당하는 인텔리전스팀을 별도 구성했다. 팀장(전무)은 인공지능 자연어처리 연구 관련 국내 권위자로 지난해 영입한 이근배 포스텍 교수다.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애플의 ‘시리(Siri)’, 구글 ‘나우(Now)’ 등과 같은 지능형 개인비서 서비스인 ‘인텔리전트 퍼스널 어시스턴트(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IPA)’로 알려져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주로 활용되는 IPA는 앞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서 행동하는 기술로 발전하면서 사물인터넷 등에 접목되는 등 활용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인공지능을 결합한 사물인터넷 디바이스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무는 지난해 한 인공지능 관련 컨퍼런스에서 “IPA가 10년 후에는 일상생활에 친근하게 들어올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산업에서 인공지능이 많이 쓰일 것이란 인식 하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투자도 진행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캐리어스’에, 삼성벤처투자는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회사 ‘지보’에 투자하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는 최근 인공지능 검색엔진업체 ‘킨진’에 투자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최고기술책임자 산하 미래정보기술융합연구소의 명칭을 인텔리전스연구소로 바꾸고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정보기술융합연구소는 스스로 주택 내부의 지도를 만들어 청소하는 LG전자의 로봇청소기 ‘로보팅 터보 플러스’의 인공지능 기능을 탄생시킨 곳이다. 인텔리전스연구소로 새로이 출범한 만큼 인공지능과 가전제품을 접목하는 기술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기반인 삼성과 LG가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전환을 꾀하면서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면서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훌륭한 하드웨어 기반이 있는 만큼 빠르게 시장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의 R&D캠퍼스를 방문한 최영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지능정보기술(인공지능) 연구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연구결과물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지능정보기술 현황을 살펴보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면서 ”기업이 연구중인 과제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로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내기업에서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비서 ‘에고 메이트’(EGGO Mate)를 개발 중이고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IT기업들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인식, 게임, 번역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학계 한 관계자는 ”구글 등 앞선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인프라 마련이 절실하다“면서 ”정부가 R&D 및 인프라 마련,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
LG전자 서초 R&D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