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민 기자
2016.03.01 06:00:00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신한네오50연구소장] 리스크(RISK)는 우리 말로 불확실성이라고 해석해야 맞습니다. 불확실성은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불확실성 속에는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기회가 있음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불확실성은 위험(危險·Danger)과 기회(機會·Opportunity), 두 가지 모두를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무조건 피하거나 극복해야 하는 위험(DANGER)과는 다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리스크도 각각에 대해 위험과 기회로 나누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2016년 우리 사는 세상의 리스크를 총 5편에 걸쳐 살펴보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급격한 수명 연장의 리스크’입니다.
1970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61.9세입니다. 2013년에는 81.9세가 되었습니다. 단지 43년 만에 20년의 수명 연장이 되었습니다. 점점 사람들은 더 오래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어느덧 ‘100세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100세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100세 시대’는 100세 장수시대에 대한 준비가 누구에게나 다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00세 시대’는 2030년 즈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8년 80세가 넘어선 기대수명은 2080년에는 90세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00년 전 인류의 평균 수명은 20세였습니다. 그로부터 100년마다 1세씩 연장하여 1900년에 40세가 되었습니다. 한국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1900년 40세에서 1970년 61.9세로 20여 년 연장하는 데 70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또 1970년 61.9세에서 2013년 81.9세로 20년 연장되는 데 43년밖에 걸리리 않았습니다. 이를 급격한 수명연장이라고 합니다.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구에서 보면 수명의 연장은 축복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 변화하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비할 수 있지만, 급격하다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게 마련입니다. 급격한 수명연장은 은퇴 자산의 미흡과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질적 측면의 준비 미흡이라는 위험이 있습니다.
즉, 급격한 수명연장은 분명히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축복이지만, 은퇴 준비의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리스크라 볼 수 있습니다.
1900년 40세의 평균 수명이 2008년에 80세가 되었습니다. 단지 108년 만에 40년의 수명 연장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였을까요?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환경 위생 영양 보건이 과거와는 현격히 다르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만큼 잘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스 로슬링 교수가 200개 국가를 대상으로 1810년부터 2009년까지 200년 동안 소득과 수명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810년에는 대부분 나라는 40살을 넘지 못했습니다. 1900년이 되면서 연간 소득이 4000달러를 넘어서는 나라를 중심으로 평균수명 50세가 되었습니다. 2009년에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인 국가에서 수명이 80세 전후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요약하면 1900년 이후 110여 년 동안 경제 발전과 소득의 증가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환경 위생 영양 보건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환경 위생 영양 보건을 1000~2000년 전으로 옮겨 간다면 그 당시 사람들도 지금과 같이 오래 살았을까요? 텍사스 의대 노화 연구팀 스티븐 어스태드 교수는 <인간은 왜 늙는가 - 진화로 풀어 보는 노화의 수수께끼>에서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조상이 생물학적으로 일찍 사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환경이 척박해서이지 생물학적으로 쇠퇴 속도가 빨라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수명의 연장에 관한 한 진화와 유전적 측면에서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