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까지 30분이면 OK…‘범서울’ 동탄·평택·광주 가볼까
by정수영 기자
2016.01.25 05:00:00
수서발 KTX, 삼성~동탄 GTX 등
서울 접근성 높인 철도망 개통 ‘호재’
‘동탄2’ 화성 1분기 5668가구 분양
평택도 6개 사업장서 1만 가구 예정
1분기 수도권 3만4000가구 쏟아져
| △수도권 교통망이 촘촘해지면서 서울에서 30~40분 밖에 걸리지 않는 ‘범서울권’ 지역에서 올해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수서발 KTX 개통 호재를 안고 있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분양한 ‘금호 어울림 레이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모습. [사진=금호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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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서울까지 30~40분이면 갑니다.” 수도권 분양아파트 홍보 자료에 흔히 들어 있는 문구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는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대부분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개통에 맞춘 것들로, 출·퇴근 시간대의 지·정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엔 이 홍보 문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수도권 철도 노선이 잇따라 개통하면서다. 지하철 등 전철·열차는 정시율(예정된 시각에 출발·도착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보니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권까지 30~40분에 출·퇴근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도 많이 들어서고 있다. 행정 관할은 경기지역이지만 생활권은 서울인, ‘범서울’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에도 교통 호재를 안고 시장에 나오는 신규 분양 물량이 꽤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과 가까운 경기지역에서 공급 예정인 분양 아파트는 35개 단지, 3만 4000여 가구다. 지난해 1분기 분양 물량(1만 1135가구)의 세 배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물량 대부분이 올해 개통 예정인 철도역 주변이란 점이다.
가장 물량이 많은 곳은 경기도 동탄2신도시다.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에선 1분기에 8개 단지에서 5668가구가 쏟아져 나온다.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 등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동탄2신도시에서 신규 분양된다.
오는 8월 개통하는 수서발 KTX(고속철도)가 동탄역에 정차하면 서울 강남까지 30~40분에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동탄2신도시 분양 예정 아파트에 젊은층의 관심이 많은 편이다.
정부는 또 GTX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삼성∼동탄 노선이 오는 2021년 개통하기 전까지 수서역~동탄역 간 셔틀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부터는 동탄신도시 입주민들의 서울 출·퇴근이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셔틀 열차는 약 20분 간격인 KTX 운행 사이 사이 출·퇴근 시간에만 끼워 넣을 계획”이라며 “도심 지하철보다는 운행 간격이 길지만 KTX보다는 횟수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서발 KTX 정차역인 경기 평택시 지제역 인근에서도 올 1분기에 꽤 많은 아파트가 분양된다. 6개 단지에서 1만여 가구가 쏟아지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평택시 비전동 용죽지구 A1-1블록에서 ‘비전 아이파크 평택’ 아파트(전용면적 75~103㎡ 585가구)를 선보인다. KTX 신평택역(현 평택지제역)을 이용하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출·퇴근이 가능할 전망이다. 경부고속도로 안성IC도 단지와 가깝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송탄IC를 통해 평택~봉담 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기도 쉽다.
포스코건설은 3월 평택 소사벌지구 C1블록에서 821가구짜리 ‘더샵’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 분양 담당자는 “수서KTX가 평택 지제역에 정차하기 때문에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생활권이 됐다”며 “아직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봐가며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여주 복선전철 개통(올 상반기 예정) 호재를 안고 있는 경기 광주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룬다. 5개 단지에서 2989가구가 분양된다. 광주역 인근인 태전지구와 오포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자동차로 5분 거리인 광주역에서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10분, 강남역까지는 약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내달 광주 오포읍 신현리에 짓는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아파트(전용 76~122㎡ 573가구)를 분양한다. 문형산 자락에 들어서는 ‘숲세권’ 단지로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췄다. 저층부 43가구는 전형적인 테라스하우스로 조성된다. 전 세대에 오픈형 테라스 공간이 들어서는 것도 특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촘촘해지는 철도 연결망 덕에 수도권의 많은 지역이 ‘범서울권’으로 편입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서울보다는 분양가가 싸면서도 서울의 생활인프라는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미래가치가 높고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통 호재로 분양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은 향후 주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 새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만큼 내집 마련 수요자라면 분양가가 싸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공급이 덜 된 곳을 선별해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