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영종지구' 7년만에 분양 재개…볕들까?
by정수영 기자
2015.06.01 05:00:00
LH, 6월 말 아파트용지 12개 필지 공급
하반기 신규 분양도 예정
기존 미분양아파트 소화될까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아직 초기분양가까진 회복하지 못했지만, 작년에 비하면 많이 올랐어요. 지금 분위기라면 올해 안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은 끝날 것 같아요.” (인천 영종지구 H공인 사장)
집값 하락, 줄 이은 계약해지 및 집단 소송으로 울상이던 인천 영종지구에 서서히 볕이 들고 있다. 카지노 복합단지조성, 부동산 투자이민제 확대 등 호재가 잇따른 가운데 회복세로 접어든 부동산시장 온기가 더해지면서 집값도 오름세다.
최근엔 점포겸용단독주택용지가 최고 1693대1, 평균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상업업무용지는 최고 242%에 낙찰됐다. 다음달엔 아파트 용지 12개 필지가 공급되는가 하면, 하반기엔 햇수로 7년 만에 신규분양도 예정돼 있다. 새 아파트를 내놓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단 시장은 회복세가 나타나고 수요가 늘고 있어 기대감은 커진 상황이다.
| △최근 생기를 되찾고 있는 인천 영종 경제자유구역에선 올해 7년간의 침묵을 깨고 새 아파트 분양이 나올 예정이다. 영종지구 내 LH 임대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LH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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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지구에선 2009년 이후 아파트 분양이 끊긴 상태다. 2011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임대아파트를 내놓긴 했지만, 일반분양은 나오지 않고 있다. 2009년 10월 나온 총 8988가구(6개사·7개블록)가 대거 미분양되면서 건설사들이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되자 건설사들은 LH로부터 공급받은 공동주택용지를 잇따라 해약신청했다. 총 40개 필지 중 27개 필지가 2009~2010년 계약해지됐다.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잔금까지 낸 4개 건설사들은 지금까지 아파트 분양을 하지 못하고 금융비용만 부담해 왔다. 다행히 올해는 시장 상황이 그나마 나아졌다고 판단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영종지구에 분양예정인 물량은 동원로얄듀크( A31블록·420가구), KCC스위첸(A35블록·738가구) 등 2개 사업장 1158가구다. 현대성우오스타(A59블록·580가구), 유승한내들(A1블록·360가구)도 아파트 용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영종지구에선 6월 말 공동주택용지도 공급된다. 무려 8098가구에 이르는 12개 필지다. 10개 블록은 추첨방식으로 진행하고, 2개 블록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진다. 2009년 건설사들이 계약을 해지한 것들로, 설계변경·용적률 상향·토지감정 재평가 등을 거쳐 새롭게 내놓는다. 이전 공급가보다 대부분 토지비용이 낮아져 분양가도 떨어질 것으로 LH는 내다보고 있다. 이 토지들 중 일부는 즉시 사용이 가능해 이르면 올 하반기 추가 분양물량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공동주택용지 A43블록(전용면적 60~85㎡ 658가구)이 새 주인을 만났다. 화성산업이 565억원에 이 주택용지를 사갔다. 이전에 분양했을 당시 토지가격(697억원)보다 무려 132억원 낮아진 것이다. 화성산업은 내년 3월께 분양예정으로 그만큼 분양가를 인하할 예정이다.
영종지구는 약 1년전부터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확인한 결과 우미린1단지 전용면적 59㎡의 경우 현재 2억~2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1000만원 정도 올랐다. 하지만 초기분양가 2억5000만원에는 아직 못 미친다.
영종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3㎡형은 최근 가장 높은 3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른 물건도 보통 3억 20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 초기분양가는 3억28000만원이었다.
중대형 아파트는 초기 분양가보다 20~30%까지 빠진 상태다. 건설사가 지난해 중대형 미분양 물량을 20~30% 할인한 가격에 쏟아내면서 현재 시세가 된 상태다. 하늘도시한라비발디 전용면적 115㎡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은 4억800만원. 초기분양가 4억5800만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새 아파트 분양물량이 나올 경우 중대형까지 소화하긴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중소형은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지만 중대형은 아직 수요가 많지 않아 신규분양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해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그나마 전용면적 60~85㎡ 이하지만 나머지 2개 블록은 85㎡초과 주택형으로 설계돼 분양성을 장담하기가 어렵다. 영종지구에선 아직까지 819가구(4월 말 현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반면 수요가 많아 공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승환 LH 영종사업단 마케팅 부장은 “영종지구는 2018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카지노 복합단지 등이 들어서기 때문에 1만 가구 이상의 인구가 새로 유입된다”며 “최소한 2017년 말 입주할 수 있는 새 아파트 공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