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교수 등 중국인 6명 경제스파이 혐의 기소
by김혜미 기자
2015.05.20 04:26:55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미 법무부가 미국에서 유학한 3명의 중국인 대학 교수를 포함한 총 6명의 중국인을 경제 스파이(economic espionage)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교수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오후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들 6명이 아바고 테크놀로지와 스카이웍스 솔루션 등 미국 기업들의 무선 관련 기술을 빼내 중국 톈진대학과 공모하고 이를 중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6명 가운데 한 명인 하오장(36) 톈진대 교수는 지난 16일 중국에서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직후 로스앤젤리스(LA) 공항에서 체포됐다. 그는 현재 구금 중이며 그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나머지 5명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 교수와 웨이팡(35) 교수는 각각 지난 2005년과 2006년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학위를 마친 뒤 스카이웍스와 아바고에서 근무했다. 2007년 이들은 기술을 유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으며 2009년 회사를 그만두고 나란히 톈진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이들은 해당 기술을 이용해 장비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중국 톈진대학과 함께 합작법인(JV)을 설립했으며 기업 및 군과 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이 유출한 것은 박막체적탄성파공진기(FBAR)라 부르며, 무선기기의 불필요한 주파수를 걸러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더 작고 효율적인 무선기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일부 기기의 경우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기소장에 따르면 아바고는 지난 2011년 가을 특허출원 기술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됐으며 당시 웨이 교수의 상사는 이를 인지하고 웨이 교수에게 기술 절도와 아바고의 무역기밀 이용과 관련해 정면으로 맞섰다. 웨이 교수는 그러나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장 교수와 팡 교수가 생산 방법과 소스 코드, 디자인 레이아웃 뿐 아니라 기밀로 분류된 서류들도 훔쳤다고 밝혔다.
이들이 기술을 빼낸 미국 기업들은 애플 아이폰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기소는 미 법무부가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한 경제 스파이 추적을 강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5월 법무부는 5명의 중국 군인들을 해킹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2명의 엔지니어들이 듀폰에서 백색안료 제조 기술을 훔쳐내 중국 기업에 판매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주미 중국대사관 측은 이와 관련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