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1.17 04:36:19
성대 기능 이상, 잘못된 발성습관, 질병 등 목소리 쉬는 원인 다양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얼마 전 연말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가수의 가창력이 음이탈과 불안한 노래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잇따른 콘서트와 행사로 인해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꼭 가수가 아니어도 유독 목이 잘 쉬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목이 잘 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여러 명이 스포츠 응원을 하거나 노래방을 가는 등 같이 평소보다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했어도 그 다음 날 목소리가 쉬는 사람이 있고, 멀쩡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목소리가 잘 쉬는 사람과 잘 쉬지 않는 사람은 뭐가 다른 것일까? 바로 ‘성대의 건강 상태’다. 성대가 건강한 상태일 수록 목소리가 잘 쉬지 않기 때문이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성대의 건강 상태는 목소리를 결정 짓는 것은 물론 여러 음성질환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다”며 “특히 남들보다 더 쉽게 잘 쉬는 목소리는 성대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이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툭하면 쉬는 목소리, ‘약한 성대,다양한 질병’이 원인
그렇다면 목소리가 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소리가 쉬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3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먼저 성대 기능이 약한 경우다. 목소리는 부드러운 점막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양측 성대가 잘 접촉해 균일한 진동이 일어나면서 생긴다. 그런데 이러한 성대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거나 기능이 약해지면 마찰 면적과 진동에 이상이 생겨 음성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소리를 내는 방법, 즉 발성이 잘못된 경우다. 평소 말을 할 때 고함을 치듯 악을 쓰거나 자신의 음역대에 맞지 않게 너무 높은 소리를 내거나 낮은 소리를 내고, 자신도 모르게 성대 근육에 힘을 주면서 말하는 습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같은 잘못된 발성습관은 성대의 피로도를 높여 작은 자극에도 성대를 쉽게 손상시켜 쉰 목소리를 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질병으로 인한 경우다. 가장 흔한 것은 감기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후두염이다. 또한 목소리 남용으로 인해 성대결절, 성대폴립 등의 음성질환이 생겼거나 역류된 위산이 식도를 거슬러 성대를 자극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도 쉰 목소리의 원인이다. 이외에도 알레르기, 갑상선 질환, 후두의 외상, 신경학적 원인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쉰 목소리가 나타날 수 있다.
◇쉰 목소리는 음성질환은 물론 암 신호일 수도 있어
무엇보다 쉰 목소리는 음성질환은 물론 후두암, 인후암 등의 증상일 수도 있는 만큼 남들보다 목소리가 쉽게, 자주 쉰다면 반드시 후두내시경을 통해 객관적인 성대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약 성대의 구조적, 기능적인 문제가 있다면 성대 보톡스나 필러와 같은 물리적인 치료 1~2회 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반면,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이라면 1개월 정도의 음성언어치료가 효과적이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발성기관을 검사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호흡부터 발성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훈련하는 것이다.
안철민 원장은 “한 번 변한 목소리는 다른 자극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목소리에 이상이 있다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목에 통증이나 이물감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