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틀째 반등..지표호조+FOMC관망

by이정훈 기자
2013.12.17 06:04:36

3대지수 1% 가까이 올라..S&P 1790선 눈앞
AIG, 자산매각에 강세..스프린트도 오름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반등했다. 경제지표 호조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공개시장위원회(FOMC) 개회전 관망심리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나흘만에 처음 올랐다.

1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9.53포인트, 0.82% 상승한 1만5884.89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8.54포인트, 0.71% 오른 4029.52를 기록했고, 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11.23포인트, 0.63% 뛴 1786.55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이달중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호조세를 보였고 제조업 PMI는 31개월만에 최대 호황을 기록한 가운데 스페인의 3분기 집값도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로 3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반등하는 등 지표 호조가 시장심리를 안정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도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시장 기대에 못미치긴 했지만 한 달만에 플러스(+)를 회복하며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힘이 됐다. 12월 마킷 제조업 지수가 소폭 조정을 보였지만 고용지수가 9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11월 산업생산도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한 몫했다.

다만 이처럼 지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이틀 뒤 나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 결과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이날 프레드릭 미시킨 전 연준 이사도 “이달중 연준이 테이퍼링을 실시할 확률은 50%가 넘는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대표 보험사중 하나인 AIG가 항공기 리스사업을 에어캡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비핵심 자산을 모두 처분하게 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1% 이상 올랐다. 자사주 취득과 배당을 확대하기로 한 IBM이 3% 가까이 상승했고, 엑슨모빌도 골드만삭스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 덕에 2.3% 뛰었다.

아울러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주식 취득을 늘리기로 한 허벌라이프는 단숨에 10%나 올랐다.

반면 스프린트는 경쟁사인 T모바일에 인수 제의를 할 것이라는 보도 이후 주가가 상승했지만 막판 2%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씨러스로직도 오펜하이머가 투자의견을 강등한 탓에 하락세를 보였다.

◇ GM, 美 5곳 공장에 1.4조원 투자..“1000명 고용창출”

미국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제너럴 모터스(GM)가 5곳의 미국 생산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로 13억달러(약 1조3700억원)를 더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발표한 16억달러를 포함해 총 29억달러를 투입해 미국에서 출시되는 모든 모델의 디자인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보유한 모든 지분을 처분하면서 정부 그늘에서 벗어난 GM은 이날 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투자 확대가 이뤄지는 공장은 미시건주의 플린트와 햄트래믹의 조립생산 공장, 인디애나주 베드포드 공장, 로물러스의 파워트레인 공장, 톨레도의 트랜스미션 공장 등이다.

창사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메리 바라에게 자리를 넘긴 뒤 내년 1월15일 물러나게 되는 댄 애커슨 GM CEO는 이날 행사에서 투자 확대 계획을 공개한 뒤 “이런 투자 확대에 해당 지역들에서 1000명 정도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규 채용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이들 5개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7500명 수준이다.

애커슨 CEO는 “올해 미국에서 18종류의 신차와 전면 개량된 차량을 발표한데 이어 내년에는 14개 모델을 새롭게 내놓거나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와 플래그십 세단인 ‘임팔라’가 내년에 전면 디자인을 교체할 대표적인 모델들이다. 또 플린트에 있는 쉐보레와 GMC 풀사이즈 픽업트럭 조립생산 라인에 6억달러를 투자하고 새로운 페인트 샵 건설과 물류센터 확대에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새로운 ‘V-6’ 엔진과 ‘10-스피드 트랜스미션’ 등을 내년에 개발할 예정이다.

◇ 드라기 “장기간 부양지속..필요시 모든대책 총동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경제의 하방 위험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앞으로 장기간 부양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모든 부양책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경제 및 통화정책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4분기 유로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경제 성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더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은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부양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 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이같은 부양기조가 경기 회복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유로존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될 수 있다”며 “이같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제 하방 리스크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드라기 총재는 “우리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단기 자금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모든 정책부양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장기간 저금리에 따른 금융시장에서의 불균형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리스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美 산업생산 1년래 최대증가..엠파이어지수도 확장세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0월의 0.1% 증가보다 확대된 것으로, 0.5%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크게 넘어섰다. 산업생산은 넉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고,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1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당초 0.1%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던 10월 수치도 0.1%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6%나 증가했다. 지난 10월의 0.5% 증가를 웃돌았고 시장 전망치인 0.4% 증가보다도 양호했다. 광공업 생산도 1.7% 늘어낫고 유틸리티 생산은 3.9%나 급증했다. 또한 자동차 조립생산 규모는 연율 환산으로 1161만대를 기록해 앞선 10월의 1110만대보다 늘어났다. 아울러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을 제외한 순수한 산업 생산 역시 01.0% 증가하며 10월의 0.2% 증가보다 개선됐다.

또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0.9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1월의 마이너스(-) 2.21에서 플러스로 회복된 것이지만, +4.75였던 시장 전망치는 밑돌았다. 다만 이는 지난 11월에 6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0(제로)을 밑돌았던 지수가 한 달만에 다시 플러스를 회복하며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로 돌아섰음을 확인시켜줬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용지수가 앞선 11월과 같은 제로(0)로 유지된 반면 신규주문지수는 -5.53에서 -3.54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제품가격지수는 +17.11에서 +15.66으로 조정을 보였다. 제품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1년 1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 미시킨 前연준이사 “이달 테이퍼링 확률 50% 넘어”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프레드릭 미시킨 전 연준 이사가 전망했다.

미시킨 전 이사는 이날 CNBC에 출연, “금융시장이 안정적이고 의회가 재정협상 합의안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의 주된 수단을 양적완화에서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로 옮겨가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연준이 이달중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은 50% 이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연준이 시장을 따라가고 있는 만큼 시장이 먼저 나서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시킨 전 이사는 “연준이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제표 규모라는 게 있는데, 현재 재무제표 규모는 이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연준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팔 생각도 없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엄청난 수준의 재무제표를 원하지도 않는다”며 “이는 테이퍼링이 필요한 이유이며 오히려 좀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연준은 모두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인 탓에 현재 재무제표 규모는 4조달러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 유로존 민간경기 호조..스페인 집값 위기후 첫 상승

영국 조사기관인 마킷은 이날 12월중 유로존의 5000개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1월의 51.7보다 높아진 것이다. 특히 경기가 확장하느냐, 위축되느냐의 기준이 되는 50선을 훌쩍 넘어서면서 민간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시켰다. 유로존 복합 PMI는 올 하반기 내내 50선을 넘어섰다.

다만 세부 항목별로는 제조업 PMI가 52.7을 기록하며 앞선 11월의 51.6보다 크게 높아져 최근 3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51.9도 넘었다. 특히 생산지수는 54.8까지 상승하며 최근 2년 6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반면 서비스업 PMI는 11월의 51.2보다 소폭 하락한 51.0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도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 PMI가 3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프랑스 제조업 PMI는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아울러 스페인 통계당국(NSI)은 지난 3분기중 스페인 전국 평균 주택가격이 전기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2분기 이후 3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한 것이다. 다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여전히 7.9% 하락했다.

다만 전반적인 주택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지난 10월중 주택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0%나 줄었고, 전월대비로도 4.4% 감소했다. 9월중 모기지 건수도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 2005년 9월 고점에 비해서는 여전히 1만5000건이나 적은 편이다. 또 현재 집값도 2007년 고점대비 41%나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