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3.07.16 07:08:31
[위기의 네이버③-4. 끝] 구글, 캐싱 서버통해 웹네트워크 이미 장악
유럽 '잊혀질 권리'로 대응..금융정보 국외이전 계기로 우리도 논의시작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상반기 구글의 유튜브(www.youtube.com)는 K-Pop 한류 스타들이 주도했다. 싸이의 젠틀맨이 조회 수 4억을 돌파하며, 글로벌 및 국내 K-Pop 순위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로이킴, 이하이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들 역시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한류 열풍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구글 역시 유튜브 덕분에 최근 6개월 만에 모바일 광고매출을 3배나 끌어올렸으니 서로 돕는 관계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악해 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의 사훈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세계의 어느 정부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도 구글의 정보 독점이나 침해를 제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글은 웹 네트워크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인터넷 이용자들이 유튜브 같은 웹 콘텐츠를 좀 더 빨리, 안전하게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 통신망에 SPDY 프락시(Proxy)서버를 설치하고 있는 것. SPDY는 구글 엔지니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웹 콘텐츠를 잘 전달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얼마 전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에서 웹의 속도를 높이는 새로운 통신표준(HTTP 2.0)이 됐다.
이성원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기술적으로 구글이 마음을 먹으면 SPDY를 통해 구글 웹 네트워크를 오가는 데이터를 들여다 볼수 있지만 증거는 없다”며 “구글이 사악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구글이 구축한 웹 네트워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정부의 구글에 대한 의존성도 심각하다.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 정부가 국내 웹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는지 의심되면 미국 구글 본사에 연락해 캐시를 지울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개인정보 노출대응 검색시스템’을 구축한 뒤에야 독자 조사가 가능했다.
그뿐 아니다. 2010년 6월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독일, 캐나다, 호주 등에서 구글의 3차원 지도서비스 ‘스트리트뷰’ 서비스 차량이 기지국 위치정보(Mac 어드레스)뿐 아니라 또 다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것으로 확인되자 국내에서도 조사를 시작했다. 구글코리아를 통해 미국 본사에서 정보를 받았지만, 몇몇 상임위원이 주장했던 미국 본사 출장은 성사되지 않았다. 직접 미국에 출장 가서 구글이 무단 수집해 간 정보를 확인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구글의 장벽을 실감했다”면서 “처음 구글의 위성지도인 구글 어스가 나왔을 때 한국대사관 등의 거리 위치를 가려달라고 워싱턴 소식통을 통해 부탁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