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13.07.01 07:00:00
연예인 출신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국방홍보지원대원(연예병사)의 탈선이 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연예병사 이상철(가수 상추)상병과 최동욱(가수 세븐)이병이 지난달 21일 6·25 전쟁 춘천지구 전투 전승행사에서 위문 공연이후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병사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보초를 서며 고생하고 있을 때 이들은 술판을 벌이고 유흥업소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국방홍보원 관계자는“병사들이 무릎이 아파 마사지를 받기 위해 안마시술소를 방문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예병사의 일탈 행위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연예병사 정지훈(가수 비)이 배우 김태희와 만나는 과정에서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국방부는 연예병사를 특별 관리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건으로 특별 관리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증명됐다. 이들은 근무지를 이탈했고, 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일반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연예병사제도는 군의 사기를 올리고 연예인의 병역 이행을 촉진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제도 자체에 문제가 많다. 연예인이라는 특정 직종에서 일하는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다가 군 복무를 하는데, 오로지 연예인들만이 일반병사가 아닌 연예병사가 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 어느 나라 군대에서도 연예병사로 군복무를 마치는 경우는 없다. 연예인도 다른 청년들처럼 똑같은 국민이다.
신성한 병역의무에서 특정 직종을 위한 특혜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연예병사는 경력과 경험까지 쌓아 제대한다. 연예병사가 일반병사를 위문한다는 자체도 웃기는 일이다. 특혜를 받지 못하는 병사들 앞에 특혜를 받는 병사를 세워 놓는 것이 위문인가. 다른 나라들처럼 군 위문 공연은 철저하게 전문 민간인들이나 군무원들 또는 자원봉사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연예인들이 전방에서 피땀 흘리며 나라 지키는 모습을 보면 이들을 우상으로 생각하는 청소년들도 국가에 더욱 충성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병사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