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2] "비전 갖고 PF 역량 키워야"

by신혜리 기자
2012.03.22 08:00:10

남기섭 수출입은행 총괄기획본부장 인터뷰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시중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역량을 키우려면 중장기적으로 전문조직을 키워야 하고, 그럴려면 행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당분간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PF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남기섭 수출입은행 총괄기획본부장은 "국내 시중은행들은 세계시장 진출의 일환으로 PF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 규모는 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금융조달 능력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권의 PF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 부행장은 "수출입은행은 PF 노하우 전수를 위해 금융자문실을 신설하고, 국내 8개의 금융회사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참여가 그다지 활발하진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최근 해외 PF시장 공략을 위한 금융기관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몇몇 시중은행들의 경우 PF 관련조직을 새롭게 꾸렸다가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체시킨 바 있다.



그는 "시중은행들이 예대마진과 수수료로도 충분한 이익을 내다보니 PF시장에 뛰어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행장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PF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부행장은 시중은행들이 PF 역량을 제대로 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외화조달 능력의 한계를 꼽았다. 국내 은행들은 해외 은행들과 비교할 때 규모가 작고, 신용도도 턱없이 낮아 외화차입에 있어 불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PF 금융조달을 위해선 대규모 달러가 필요한데 국내 은행들은 외화조달에 한계가 있다"면서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비싼 이자때문에 PF에 투자해도 본전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 부행장은 은행권이 해외 PF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