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0.08.24 05:31:19
이번주 경제지표 부진 우려 작용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3일(현지시간) 거래를 하락세로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대형 기업 인수합병(M&A) 호재가 이어졌지만,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며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39.21포인트(0.38%) 하락한 1만174.4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05포인트(0.92%) 내린 2159.71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33포인트(0.40%) 떨어진 1067.36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잇따른 대형 M&A 발표를 호재로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다우 지수는 장 초반 7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했다.
비료 업체 포타쉬코프 인수전에 중국 시노펙, 중국투자공사(CIC) 등이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 3PAR 인수전에 휴렛팩커드(HP)가 가세했다는 발표가 나와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기업들의 M&A 활동 증가는 경기 확장기에 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통상 주식시장에 호재로 인식된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M&A 증가 현상과는 달리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주요 지수는 점차 낙폭을 줄였고, 장 후반 들어서는 하락세로 방향을 돌렸다.
특히 이번주 발표되는 7월 주택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가장 많이 떨어지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HP, 델, 인텔, 애플, 시스코 등 주요 기술주가 1~2% 내렸다.
아울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유럽의 긴축정책이 일부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점도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날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개가 하락했다. 기술주의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HP는 델이 인수를 추진중인 3PAR에 대해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에 2.03% 하락했고, 델은 1.08% 떨어졌다. 두 회사 모두 3PAR 인수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작용했다. 반면 몸값이 오른 3PAR는 44.62% 뛰었다.
다른 기술주 중에서는 인텔이 1.11%, 애플이 1.54%, 시스코시스템즈가 2.47% 내렸다.
비료 업체 포타쉬에 대해 적대적 인수를 선언한 BHP빌리튼은 중국 시노켐과 CIC 등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에 0.46% 빠졌다.
이번주 예정된 경제지표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은행주와 주택건설주도 하락했다. 모간스탠리는 0.77%, 비저홈즈는 4.05% 떨어졌다.
기업들의 M&A 발표는 이날도 계속됐다. 다만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가 더 크게 부각됨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호재로서의 영향력은 발휘되지 못했다.
유럽 최대 은행 HSBC는 올드뮤추얼의 네드뱅크그룹을 7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고, 주류업계에서는 SAB밀러가 포스터즈그룹 인수에 109억달러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 인수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HP는 델이 인수를 추진중인 3PAR에 16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 들었고, BHP빌리튼이 적대적 인수를 선언한 포타쉬에는 중국 시노켐, CIC 등이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M&A 규모는 871억달러를 기록했다. 8월 들어 현재까지의 규모는 1727억달러로, 통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8월 M&A가 지난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M&A 규모가 2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