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혼조..은행부실 우려에 지표호조 퇴색

by지영한 기자
2009.11.03 03:50:33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간) 오후들어 약세권을 넘아들고 있다. 경제지표 호전으로 오전중 강세를 보였지만 미 연준의 관리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손실에 대한 우려를 피력한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후 1시4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4.56포인트(0.25%) 상승한 9737.2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4포인트(0.37%) 내린 2037.47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38포인트(0.13%) 오른 1037.57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 빅3중 하나인 포드가 지난 3분기에 예상과 달리 흑자를 기록하고, 내년 전망치를 이전보다 양호하게 제시한 점이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특히 개장직후 발표된 개장직후 발표된 제조업과 주택경기 지표가 일제히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드러나자, 주요 지수들이 상승폭을 더욱 확대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0월 제조업 지수는 55.7%를 기록해 시장의 전망치 53%를 웃돌았고,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건설지출은 전월비 0.2%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0.8%의 깜짝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9월 잠정주택판매는 전월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6.1% 증가해 투자심리에 북돋웠다.

이에 따라 오전 한 때 다우 지수는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향후 일자리 축소가 지속될 것이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지표 호재를 희석시켰다.   
 
여기에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존 그랜리 국장보가  은행시스템이 부동산 담보대출 손실로 여전히 취약하다고 언급하자, 오후들어 금융주가 급락하고 주요 지수들이 낙폭을 크게 줄인 후 약세권을 넘나들고 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블루칩 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16개, 내린 종목은 14개로 상승종목이 조금 앞서고 있다. 그러나 개장초 상승종목이 27개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종목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포드가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흑자를 기록했다. 이같은 호재로 포드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큰 도움을 줬다. 포드의 3분기에 순이익 9억9700만달러(주당 9센트), 매출액 209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26센트로, 전년동기의 주당순손실 1.32달러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블롬버그통신 조사로는 포드가 주당순손실 20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드는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포드는 아울러 내년에는 수익성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손익분기점 수준을 예상했던 기존 전망치에 비해 대폭 상향 수정된 것이다. 
 

개별종목중에서는 생명공학 업체인 휴먼 게놈 사이언시즈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루프스 치료제 실험약인 벤리스타가 더 강하게 처방될 수록 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역시 생명공학주인 버텍스 파머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C형 감염 실험약인 텔라프레비르의 임상결과가 호재로 작용했다.

크루즈 선사인 로열 캐리비언은 웰스파고가 투자의견을 `시장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잼과 땅콩버터를 생산하는 JM 스머커는 은행들과 리볼빙 크레딧 라인(Revolving Credit Line) 개설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태양전지 웨이퍼업체인 LDK 솔라는 독일 탱양광 에너지 업체인 Q-셀즈 SE가 2007년 12월에 맺은 공급계약을 종료했다는 소식으로 급락세다. 디지털녹음감시장치 생산업체인 나이스시스템은 매출 감소속에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0월 제조업 지수가 전월 52.6%에서 상승한 55.7%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예측치인 53%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지수는 기준인 50%를 상회하면 경기확장을, 50%를 밑돌면 경기위축을 의미하며, 지수는 지난 8월 50%을 뚫고 올라섰다. 미국 제조업 경기가 획장국면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8월 종료된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의 여진이 지속됐다. 차량 판매 증가로 재고량이 크게 줄면서, 10월에도 자동차 생산라인이 활기를 보였기 때문이다. 조슈아 샤피로 MFR 이코노미스트는 "올 상반기 공격적인 재고 정리와 안정된 주문은 향후 몇달동안 제조업 생산을 보다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건설지출은 전월비 0.8% 증가했다. 당초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깜짝` 증가세이다. 지난 8월에는 0.1% 하락(수정치)세를 기록했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민간지출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주택부문의 민간지출과 정부의 프로젝트 지출이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스티븐 우드 인사이트 이코노믹스 대표는 "주거용 주택건설은 극단적인 부진 상태에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은 공실률이 치솟고 임대율이 떨어지면서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9월 잠정주택판매는 전월대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전월비 6.1%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19.8%나 급증했다. 잠정주택판매는 새집이 아닌 기존 주택들의 매매계약을 기준으로 집계되며, 향후 `기존주택판매`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다.

11월말 종료되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금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주택 구입자들이 주택매매 계약을 서두르면서, 9월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비드 세멘스 스탠다드 차타드 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세금공제로 주택판매가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 은행감독·규제국의 존 그랜리 국장보는 2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금융시장의 여건과 심리가 최근 몇달간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압박과 취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리는 "은행시스템의 여건이 튼튼한 것과 거리가 멀다"며 "높은 대출손실이 많은 은행들의 대손준비금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대출손실은 금융기관의 손실 내지 이익규모 축소를 초래하는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리는 아울러 대출 손실이 은행들의 수익성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가운데 소형 지역은행과 커뮤니티 은행들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손실 압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올 상반기 부동산과 땅 값이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상당할 정도로 추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