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9.01.22 06:29:34
은행주 폭락 하루만에 급반등..BoA·씨티·JP모간 20~30%씩 올라
IBM 실적호재로 11% 급등..투자심리에도 일조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1일(현지시간)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하락전 폭락세를 보였던 은행주들이 반등을 주도했고, 이에 힘입어 다우 지수도 하루만에 8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IBM이 분기실적 호재로 개장초부터 급등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79.01포인트(3.51%) 상승한 8228.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21포인트(4.6%) 오른 1507.07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35.02포인트(4.35%) 오른 840.24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 내정자는 美 상원 인사청문회에 참석, 은행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 가능성을 내비치고, 수주내로 금융지원책도 제시하겠다고 언급해 오바마 정부의 금융권 지원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웠다.
◇ 티모시 "배드뱅크도 하나의 방편"
티모시 가이트너 美 재무부 장관 내정자는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배드뱅크(Bad Bank)가 美 신용위기를 해소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가이트너는 "굿뱅크-배드뱅크 타입의 해결책은 전세계 대부분의 금융위기 과정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됐다"며 "상원이 지금 상황에서 (배드뱅크가)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된 여신 및 채권을 전문적으로 인수해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를 깨끗하게 만드는 기관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실을 털어낸 은행(굿은행·Good Bank)은 제3 기관과의 M&A 등을 통해 정상은행으로 전환하게 된다.
가이트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위기에 제동을 걸기 위한 대응책을 수주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기회복을 위해선 신용이 제대로 공급돼야 하고,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광범위한 대응책(a comprehensive plan)이 제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주 폭락 하루만에 반등
전날 폭락세를 기록한 금융주들이 반등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으로 전날 28% 급락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0%나 폭등세를 연출했다.
역시 다우 지수 종목인 씨티그룹과 JP모간체이스도 각각 31%와 25%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고, 골드만삭스도 강세로 장을 마쳤다.
또 전날 실적부진 우려로 60% 가까이 폭락했던 스테이트 스티리트(state street)도 14%대의 반등에 성공했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뉴욕멜론은행(Bank of NY Mellon)도 22%대의 오름세로 마감했다.
◇ IBM 급등..유가 반등에 에너지주도 강세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 공급업체이자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IBM은 작년 4분기 순익 결과치와 올 연간 이익 전망치가 월가의 컨센서스를 상회한다는 평가로 11%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또 이날 도이체방크는 미국의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부품업체인 리어(Lear), 아메리칸액슬(American Axle)의 투자등급을 각각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포드는 약세를 보였지만 리어와 아메리칸액슬은 각각 10%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반등세를 보임에 따라 에너지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다우 구성 종목인 엑손모빌과 쉐브론은 3~4%씩 올랐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 가격은 6.6% 상승한 43.5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작년 4분기 순익이 84%나 감소하고 월가의 전망치도 하회한 점이 악재로 작용해 장중 약세를 지속했지만 장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 구성 종목으로 세계 최대 소매점 체인인 월마트는 2.8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크레딧스위스(CS)가 매출성장 약화를 이유로 투자의견을 종전 `시장수익률상회`에서 `중립`으로 내린 점이 부담을 주고 있다.
제약회사인 포리스트 랩스(Forest Laboratories) 역시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한 점이 악재로 작용해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 모기지 차환신청 급증..주택경기는 여전히 부진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내놓은 1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전월 9에서 사상 최저인 8로 떨어졌다. 통상 50일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주택경기 위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8에 그친 이번 조사는 주택경기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앞서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 발표한 2주전 주간(9일 마감기준) `모기지 신청 인덱스`는 1324.8(계절조정)을 기록, 전주보다 16%나 증가했지만 대출조건을 완화하기 위한 차환(리파이낸싱) 신청이 26%나 급증한 반면 주택구입을 위한 신청건수는 14%가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주택시장 부진이 2009년들어서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