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소폭 상승..소매판매↑ vs 유가 부담

by전설리 기자
2008.06.13 06:01:42

유가 소폭 상승..`나이지리아發 수급 우려`
소매판매 `6개월 최대폭` 증가→금리 인상 가능성↑
금융주↑..모간스탠리 "금융주 턴어라운드 신호"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소폭 상승세로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유가의 하락과 기대 이상의 소매매출, 안호이저 부시 인수합병(M&A) 호재 속에 장중 다우 지수가 185포인트 가량 오르는 등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오후 들어 유가가 소폭 반등한데다 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우려가 불거지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 인수를 완전히 포기했다는 소식도 전해져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나이지리아발 수급 우려로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5월 소매판매는 6개월래 최대폭으로 늘었다. 월가 전망치도 크게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세금환급이 소비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 억제를 위한 연준의 금리인상 여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됐다.

모간스탠리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금융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소매판매 호조로 유통주도 올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141.58로 전일대비 57.81포인트(0.48%)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04.35로 10.34포인트(0.43%)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39.87로 4.38포인트(0.33%) 전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6센트 오른 136.74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5월 소매판매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로 장중 131.5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수급 우려가 불거지면서 반등,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데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로얄 더치 쉘 합작사가 운영하던 석유시설을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수급 우려를 자극했다.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이날 "현재 석유의 공급량이 수요량을 넘어 과잉 생산되고 있다"며 "OPEC은 원유 증산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마르 야라두야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로얄 더치 쉘 합작사가 운영해온 나이지리아 남부 오고니 지역의 석유시설을 국영석유사가 인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뷔텔 회장은 "이는 분명 부정적인 뉴스"라며 "쉘이 독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GS)와 JP모간 체이스(JPM)가 각각 2.7%, 2.4% 상승했다. AIG는 1.3% 올랐다.

모간스탠리가 금융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전날 큰 폭으로 떨어졌던 금융주가 반등했다.

모간스탠리는 특히 JP모간체이스와 AIG를 모간스탠리의 핵심 미국 포트폴리오 40개 종목에 편입했다.

씨티그룹(C)은 3.7% 올랐다.

씨티그룹은 이날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설립하고 씨티그룹에 매각했던 헤지펀드 올드레인 파트너스를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7월 팬디트를 영입하면서 8억달러에 올드레인을 인수했으나 손실을 기록하자 결국 청산하기로 했다.

안호이저 부시(BUD)는 5.2% 전진했다.

세계 최대 맥주업체인 벨기에 인베브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안호이저 부시에 대해 463억달러(주당 65달러) 인수를 제안했다.

인베브가 미국 맥주 시장을 절반 가량 차지하고 있는 안호이저 부시를 인수하게 되면 맥주업계의 거대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밖에 소매판매를 호재로 월마트(WMT)가 1% 오르는 등 유통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4.1% 상승했다. 반면 야후(YHOO)는 10.1% 급락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 인수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소식통은 "MS가 지난주 야후와 회의에서 더 이상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고 전했다.

리먼 브러더스(LEH)는 4.4% 하락했다.

리먼은 이날 대규모 신용손실, 잠들지 않는 유동성 악화설, 주가 폭락 등의 책임을 물어 에린 칼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조셉 그레고리 사장을 교체했다고 밝혔음에도 주가는 떨어졌다.

오하이오주 3위 은행인 키코프(KEY)는 23.7% 급락했다.

키코프는 배당금을 절반으로 삭감하고, 주식 발행을 통해 1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소매판매(계절조정) 증감율이 전월의 -0.2%에서 1%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6%를 웃도는 수준으로 6개월래 최대 증가폭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의 경우 1.2% 늘어 전망치인 0.8%을 상회했다. 이 역시 6개월 최대 증가폭이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소매판매는 2.5%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4.9% 늘었다.

스테판 갈랑거 소시에떼 제너럴(SG)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소비자 지출이 연율 2%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으로부터 충분히 안전하게 떨어뜨려 놓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4월 기업판매가 5개월래 최대폭으로 늘어나면서 기업판매 대비 재고비율은 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무부는 4월 기업재고가 0.5%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3%를 웃돈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판매가 1.4% 증가,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판매 대비 재고비율은 전월의 1.27에서 1.25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 1.24에 가까운 수준.

생산이 판매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경기침체에 대비한 기업들의 생산 조정 및 감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업들이 향후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5월 수입물가는 고유가 여파로 2.3%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7%는 밑돈 수준이다.

5월 수입 석유제품 가격은 7.8% 급등했다. 반면 비(非)석유제품 가격은 0.5% 상승에 그쳤다. 수입 음식료품 가격은 1% 올랐다.

5월 수입물가는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는 18%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7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2만5000명 증가한 38만4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29일 주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7만명도 웃도는 수준이다. 신규실업수당청구가 35만명을 넘어서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500명 증가한 37만1500명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31일 마감 기준)는 314만명으로 5만8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04년 2월 이래 최대 수준.

이로써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는 두 달 연속 300만명선을 상회했다. 실업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