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악재` 뉴욕 일제 하락..다우 134p↓

by김기성 기자
2008.06.03 05:48:55

월가 간판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금융주 동반 하락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6월의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했다.

월가의 간판 증권사들인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와코비아, 워싱턴 뮤추얼의 잇따른 최고경영자(CEO) 해임 소식 등으로 신용위기 우려감이 또다시 부각되면서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영국 최대 대부업체인 브래드포드 앤 빙글리가 신용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헐값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소식도 여기에 한몫했다.

그 결과 금융주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또 월가 예상치를 웃돌긴 했으나 경기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건설지출의 두달 연속 감소세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503.82로 전거래일대비 134.50포인트(1.06%)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13포인트(1.23%) 급락한 249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85.67로 14.71포인트(1.05%) 뒷걸음질쳤다.

한편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5월 ISM 제조업지수가 월가 예상보다 덜 악화됐다는 소식이 반영된 결과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41센트 오른 127.76달러로 마감했다.

◇S&P, 모간·메릴린치·리먼 신용등급 일제 하향..금융주 동반 하락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월가의 간판 증권사들인 모간스탠리(MS), 메릴린치(MER), 리먼브러더스(LEH)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모간스탠리의 신용등급은 종전의 `AA-`에서 `A+`로 낮아졌다.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경우는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S&P는 또 이들 3개 증권사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았다.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S&P는 "이번 등급 조정은 투자은행 부문의 지속적인 취약성과 추가 상각 손실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JPM)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부정적` 의견을 부여했다. 또 씨티그룹(C)과 와코비아(WB)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2.5% 떨어졌고,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는 각각 2.9%와 8.1%씩 밀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1.2%와 1.9% 뒷걸음질쳤다.



◇와코비아+WaMu CEO 잇단 해임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와 최대 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의 CEO가 잇따라 서브프라임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 소식도 신용위기가 아직 해결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우려감을 자극했다.

와코비아(WB)의 CEO인 켄 톰슨은 7년여만에 첫 분기 적자 등을 사유로 해임됐다. 워싱턴 뮤추얼(WM) 이사회도 주가 급락 등 경영 부진의 책임을 물어 CEO인 케리 킬링거를 퇴진시켰다.

와코비아는 1.6% 밀렸고, 워싱턴 뮤추얼은 0.2% 뒷걸음질쳤다.

◇항공주, 애플 `하락`

항공주들은 올해 항공업계의 손실이 고유가 여파로 6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전망이 악재로 작용, 동반 하락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회사 AMR은 2.6% 떨어졌다. 컨티넨탈항공(CAL)과 델타항공(DAL)은 각각 3.6%와 4.8%씩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모회사인 UAL(UAUA)는 7.7% 급락했다.

애플(AAPL)은 1분기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이 줄었다는 소식에 1.4% 뒷걸음질쳤다.

◇美 5월 ISM 제조업지수 `예상상회`..위축국면은 `지속`

미국 전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공급자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48.6%(수정치)에서 49.6%로 개선됐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8.7%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밖 증가세다. 견조한 수출이 부진한 내수를 상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ISM 제조업지수는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ISM 지수는 50%를 기준점으로 경기 확장과 경기 위축 국면으로 나뉜다.

◇美 건설지출 2개월 연속 감소

미국의 4월 건설지출이 0.4%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6%를 웃돈 수준이지만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건설지출 부진은 주택경기침체로 민간 주거부문의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민간 주거부문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2.3% 줄었다. 반면 공공 프로젝트를 포함한 비주거용 건설 지출은 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