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빅테크 실적만 기다릴뿐"…미 증시 긴장 속 혼조

by김정남 기자
2023.04.25 05:03:2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이번주 빅테크주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제조업 경제 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성적표 공개를 앞둔 빅테크주는 비교적 약세 압력을 받았다.

(사진=AFP 제공)


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9% 올랐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29%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장 초반 혼조 출발했다가, 장중 롤러코스터를 탔다. 오전장은 약세 압력이 커지며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오전 10시30분 나온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지수가 잠잠했던 시장 흐름을 바꿨던 탓이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이번달 댈러스 연은 제조업 지수는 -23.4를 기록하며 전월(-15.7) 대비 급락했다. 시장 전망치(-14.6)를 대폭 하회했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으로 나뉘는데, 마이너스(-) 영역에서 더 하락한 것이다.

댈러스 연은은 “더 광범위한 제조업 영역에서 여건이 악화했다”고 전했다. 이번달 신규수주 지수(-9.6), 기업전망 지수(-15.6) 등은 특히 부진했다. 월가는 이를 두고 경기 침체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데 방점을 찍는 기류다.

이날 앞서 나온 시카고 연은의 전미활동지수(NAI)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달 NAI는 -0.19로 전월과 같았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미국 경제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돌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가뜩이나 실적 우려가 큰 빅테크 주식은 약세로 기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는 25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을 시작으로 빅테크들이 잇따라 성적표를 공개한다. 26일에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27일에는 아마존이 각각 실적을 내놓는다. 애플의 경우 다음달 4일이다.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포진한 빅테크의 실적에 따라 금융시장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월가의 헤지펀드 큰 손인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설립자 겸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램 리서치 등의 실적 부진을 보면) 기술 분야의 일부 중소형 기업들이 이미 빅테크 실적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번주 빅테크의 실적은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빅테크 실적에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관망세에 있다”면서도 “빅테크주는 올해 급등한 만큼 이번주 실적 이후 (주가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 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88곳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3대 지수는 오후장 들어 반등했고 줄곧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월스파고증권의 크리스 하비 주식전략 헤드는 “모두가 기술주의 실적 발표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2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디즈니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당시 7000명 감원 계획을 밝힌 디즈니는 지난달 말 1차 해고에 이어 이번에 2차 해고에 나섰다. 2차 구조조정까지 마무리 지으면 감원 인원은 4000명이다. 디즈니는 여름이 오기 전 3차 해고를 단행해 7000명을 채울 계획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구원투수’로 한시 등판한 이후 내놓은 자구책이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 주가는 주말 사이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35% 이상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