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작심한듯 5월 '빅스텝' 시사…"긴축 신속하게"(상보)

by김정남 기자
2022.04.22 03:31:41

파월 "5월 회의 50bp 인상 테이블 오를 것"
금융시장 요동…국채금리 폭등·증시 약세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오는 5월 회의 때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겁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조금 더 신속하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르면 5월 3~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50bp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작심한듯 내비친 것이다. 중앙은행 총재가 특정 시기와 특정 금리 조정 폭을 언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물가 안정 없이 경제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빅스텝’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했다.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집계를 보면, 3월 기준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6.6%를 기록했다. 3년의 경우 3.7%였다. 경제 주체들이 3년 후 중장기적으로 봐도 물가가 연준 목표치(2.0%)를 훌쩍 넘어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3월이 인플레이션 정점이었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말로 금리를 올릴 것이고 신속하게 더 중립적인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이유로 긴축 속도를 늦추지는 않겠다고 대놓고 언급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목표는 수요와 공급이 다시 일치하도록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물가를 잡는 동시에) 경기 침체 없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일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오후 2시15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1.6bp 급등한 2.695%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730%까지 치솟았다. 2년물 금리는 연준 통화정책 흐름에 민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9.1bp 뛴 2.927%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2.954%까지 올랐다.

뉴욕 증시는 급락 중이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0.47% 내린채 거래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0% 각각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