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처리 '진퇴양난'…서울시 광역소각장 부지 연내 선정 '글쎄'

by양지윤 기자
2021.10.02 07:0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가 쓰레기소각장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달 완료될 입지 후보지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진행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지만 1만5000㎡(4537평)에 달하는 부지 규모와 교통 접근성, 생태계와 대기질 등 환경적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후보지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하루 1000t 규모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을 건립하기 위한 입지 후보지 타당성 용역조사를 11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서울시는 9월 중 복수의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두 달 뒤로 연기됐다. 전문가와 주민대표, 시의회 등이 참여하는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연구용역 대상을 사유지로 확대하라는 주문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시유지와 구유지만으로는 쓰레기소각장 부지를 물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쓰레기소각장 부지는 면적 뿐만 아니라 교통 접근성, 폐열 공급 여부 등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하루 1000t을 처리하기 위해 1만5000m2(4537평) 규모를 갖추는 것은 물론 도심 접근성도 용이해야 한다. 또 소각장에서 생산된 열을 인근 지역으로 공급 여부, 주변경관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역시 고려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가 넓고 입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장소를 서울 시내에서 찾아야 하는데, 공공 부지로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사유지로 후보지 대상을 확대해 가용공간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적 후보지를 찾는 것도 문제지만 주민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전국에서 쓰레기 소각시설 신·증설을 놓고 주민 반대로 지연된 곳이 35곳에 달한다. 환경오염과 건강피해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극심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후보지를 찾더라도 연내 최종 입지로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마냥 최종 입지 선정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가 대체 매립지 조성 여부와 관계 없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오는 2025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쓰레기소각장 설립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7월까지 수도권 대체 매립지 2차 공모를 진행했으나 참여한 지방자치단체는 단 한곳도 없었다. 이에 환경부는 3차 공모를 더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쓰레기소각장 선정 지역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기존 용역연구에 포함된 인센티브 만으로는 주민 반발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보고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 쓰레기소각장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 운영이 지연되면 하루 900t 이상 생활쓰레기 처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사회가 납득할 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에 따라서는 조례 등을 고쳐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