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M&A]폐기물·골프장 '핫딜'…코로나가 오히려 호재

by이광수 기자
2020.12.31 00:23:00

코로나19와 무관하게 폐기물 업체 실적 꾸준
3Q 기준 골프장 M&A 규모 1.2兆…사상 최대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는 오히려 폐기물 업체와 골프장 매각에는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한데다, 마스크 등 의료폐기물 처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폐기물 업체의 몸값은 되레 뛰었다. 골프장 역시 해외 여행수요 일부가 유입되면서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인식됐다.

안성Q 골프클럽(사진=안성Q골프클럽)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만 세 건의 폐기물 업체가 M&A에 성공했다. 먼저 IS동서와 E&F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지난 6월 맥쿼리PE가 갖고 있었던 코엔텍(029960) 지분 59.29%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5000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2000억원 수준이 반영됐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진입장벽과 환경 규제 강화, 폐기물 단가 상승에 힘입어 폐기물 처리 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국내 의료폐기물 업체인 ESG 지분 100%를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9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폐기물 업체 매각 흥행 분위기를 이었다. 지난 8월에는 SK건설이 EMC홀딩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하며 코로나로 침체된 M&A 시장 분위기 반전에 큰 역할을 했다.

건설사와 외국계 사모펀드가 인수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주를 하지 못하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건설사에게는 꾸준히 실적을 낼 수 있는 폐기물 업체가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또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생활에서 플라스틱 등 생활 폐기물, 마스크 등 의료용 폐기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모펀드도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골프장 거래도 활발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에비슨영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M&A 거래금액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에비슨영코리아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골프여행이 불가능하게 되고,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활동으로 인식되면서 오히려 수요가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장 몸값도 뛰었다.

지난 1월에는 사모펀드 스트라이커캐피탈이 대우건설이 가지고 있었던 파가니카CC를 950억 원에 인수했다. 4월에는 칼론인베스트먼트가 오너스골프클럽을 905억원에, 5월에는 캡스톤자산운용이 더플레이어스GC를 170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클럽모우CC는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이 1850억원에 사들였다. 이달에는 아이젠인베스트먼트와 라이노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안성Q를 1404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매각측인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사들였던 가격(730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달한다.